미국 뉴욕 브롱크스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외신들은 “25년 내 뉴욕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라고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오후 6시 51분쯤 브롱크스 동물원 인근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1살 유아를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1층에 있다 탈출한 디어노 다이알로(59)는 “잠든 상태였는데, ‘건물에 불이 났다’는 소리가 들려 목욕가운 차림으로 급하게 뛰어나왔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번 화재는 2001년 발생한 9ㆍ11테러를 제외하고 1990년 브롱크스에 있는 한 사교클럽에서 불이 나 87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뉴욕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대니얼 니그로 뉴욕소방청 청장은 “여러 층에서 사망자가 나왔고 1세부터 50세까지 다양하다”며 “기록적 참사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1층에서 난 불이 삽시간에 위층으로 번진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어떻게 벽돌 건물에서 이렇게 빨리 불이 번졌는지 많은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해당 아파트는 1916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불은 오후 10시쯤 진화됐으며 현재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피해 아파트 거주자 가족, 지인들은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남동생을 찾으러 온 트웜 브레두(61)는 “동생이 방 안에 있는데,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고, 식료품을 사려고 잠시 밖으로 나왔던 케네스 코두어(37)도 “집으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도망치고 있었다. 룸메이트가 전화를 걸었는데 답이 없다”며 걱정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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