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55) 경북 포항시장은 28년 경력의 경찰 출신답게 이번 포항지진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진발생 30분도 안돼 재난발생 상황실을 꾸렸고, 포항과 서울, 세종시를 오가며 중앙정부의 협력도 원만히 이끌어냈다. 복구현장을 진두지휘하던 중 지진피해 성금으로 1억 원 이상의 큰 돈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이 시장은 포항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재건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 시장은 “지진으로 흥해 지역 노후 건축물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방치하면 급속한 도시 공동화로 서민경제가 급격히 붕괴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 흥해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내년 하반기 본격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따라 지진피해를 입은 흥해읍 전체를 재개발ㆍ재건축하고, 새롭게 정비할 방침이다. 또 포항지역 6곳에 다목적 재난 대피시설을 건립하고, 국립지진안전교육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포항을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려면 6,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진으로 쇠락의 가속도가 빨라진 포항 경제를 살리는 것도 이 시장의 큰 고민거리다. 포항은 지진으로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줄고, 소비심리마저 크게 위축돼 있다. 이 시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대책으로 ‘내수활성화’와 ‘포항관광 활성화’ 등 2개 분야의 로드맵을 구상했다.
이 시장은 “지역경제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중앙정부에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비롯해서 정부의 각 부처와 공공기관의 각종 행사를 유치하고 ‘전 국민 과메기 사먹기 운동’이나 지진피해 지역의 원활한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국비지원 요청 등을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한 달이 지났지만 집으로 들어갈 수 없어 한파에도 대피소 생활 중인 이재민의 주거 대책도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533명의 이재민이 흥해체육관과 독도체험연수원 등 2곳의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포항시는 종합민원상담소 등을 통해 계속해 이주방법 등 절차를 설명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재민 중 농촌지역 고령자와 독거노인, 고향 정착을 희망하는 주민은 무상으로 임시주거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전국은 물론 세계 여러 곳에서도 포항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실의에 빠진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지만 한파까지 겹쳐 복구는커녕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집들이 많다”며 “포항이 대한민국의 가장 안전한 도시로 재건되고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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