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권 20여 지자체와 맞손
정부 국정과제 ‘가야사 복원’ 주도
고분군 유네스코 등재 추진 등
‘가야’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잰걸음
LNG발전소 등 산업인프라도 확충
경북 고령군은 '가야'라는 한 뿌리 의식으로 갈등을 치유하는 지자체다. 가야문화 발굴과 홍보를 통해 오랜 세월 계속된 영호남 갈등을 치유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사업을 새 정부 지방정책과제로 추진하고 나서면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령군은 갈등을 상생으로 만드는 소통 전도사다. 2005년 고령군이 앞장서 발족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ㆍ군수 협의회'에 지난 9월 김해시가 동참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김해시와 고령군은 서로 금관가야와 대가야의 맹주를 자처하며 묘한 신경전을 벌여온 것이 현실이다. 협의회 가입 지자체는 20개 시ㆍ군으로 늘었고, 조만간 전남 곡성군과 전북 임실군도 가입할 예정이다. 신라와 백제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악성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만들고 음악을 정리하는 등 수준 높은 문화를 꽃피운 가야. 21세기 고령군이 1500년 전 찬란한 가야문화를 다시 꽃피우고 나섰다.
고령군은 가야문화권 조사 연구 정비사업을 비롯해 김천-거제 KTX, 대구-광주 동서내륙철도, 대구산업철도건설, 고령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도약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모두 고령군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결된 사업들이다.
고령군은 대가야의 도읍지답게 2005년부터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의장군을 맡고 있다. 참가 시ㆍ군과 함께 가야 문화 연구와 예산 지원의 내용을 담은 ‘가야역사문화권 연구ㆍ조사 및 정비와 지역발전에 관한 특별법(가야문화권 특별법)’ 제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 법률안은 부처간 이견 등으로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공청회 등을 거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군은 법률안이 통과하면 대가야시대 역사문화를 재조명하고 발굴 및 복원을 통해 지역갈등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이라는 대의명제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지역발전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지난 한 해 동안 ‘2017 올해의 관광도시 선포식’을 시작으로 대가야 콘텐츠개발, 머물고 싶은 관광인프라, 주민참여형 시스템 구축했다. 지난 12일 열린 ‘2017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에서 K스마일 친절 지자체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1년간 대가야체험축제, 꽃페스티벌, 대가야왕릉길걷기대회 등 주요 행사에서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 라는 친절캠페인을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추진한 실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4월6일~9일 ‘대가야 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대가야읍 일대에서 열린 대가야체험축제에서는 4일 동안 3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고령을 찾았다. 군 단위 축제 규모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뮤지컬 ‘가얏고’는 대가야의 역사와 우륵의 예술혼을 차별화 된 스토리로 녹여냈고 ‘대가야 건국신화 퍼레이드’는 대가야의 탄생에서 전성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상을 보여주면서 주민과 관광객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고령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산동 대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있는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은 지난 2월 ‘가야고분군 공동세계유산추진단’ 발족을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통해 2020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 및 발굴에 대한 필요성을 직접 역설했고, 대가야 관련 유적, 유물의 추가 발굴과 역사문화 연구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교통 약자들도 불편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열린관광지’ 사업에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선정돼 장애인, 노인, 영유아 등 이동이 힘든 관광객들이 불편이 없는 ‘무장애 관광지’로 인증 받아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1년동안 고령에는 대통령 국정과제 선정, 2017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 동서고속도로 및 철도 건설 등 굵직한 이슈가 휘감아왔다. 고령군은 대가야가 잃어버린 왕국이 아닌 풍성한 문화와 찬란한 역사를 가진 중심지로서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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