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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제천화재 애도 속 외유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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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제천화재 애도 속 외유 ‘눈총’

입력
2017.12.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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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직원들이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청 직원들이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제천 화재 참사로 충북 전역이 애도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청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외유성 제주 견학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위원장 최충진)소속 여야 의원 7명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들이 비행기에 몸을 실은 25일은 희생자 5명의 영결식이 유가족의 눈물 속에 진행된 ‘슬픈 크리스마스’였다. 충북도 등 도내 지자체들은 오는 30일까지를 도민 애도기간으로 정해 일체의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이런 때 복지교육위 소속 전체 의원이 제주도를 다녀온 것이다.

의원들의 일정은 제주박물관, 동문재래시장 방문 등 사실상 관광 일정으로 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였고, 저녁에는 술자리를 겸한 만찬이 이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도민의 아픔을 함께 해야 할 지방의원이 애도 기간에 외유성 연수를 간 것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시민 이주용(49·흥덕구 가경동)씨는 “발인식 날 도민의 비통함을 외면하고 의원들이 외유를 갈 수 있느냐. 비난 받아 마땅하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의회는 “외유성이 아니고, 절차상으로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복지교육위원회는 지난 7월 동남아 견학을 계획했다가 청주권에 대수해가 발생하면서 일정을 포기했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국내 비교견학이라도 실시하자는 의미에서 제주 연수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원이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했지만, 이미 항공료를 지불하고 숙소·식당 등을 예약해놓아 그냥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10대 청주시의회는 유독 비위 사례가 많아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학부모 연합회장이던 의원은 장학금 모금 행사 수익금 일부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다 적발돼 입건됐다. 한 의원은 공원에 설치한 정자를 무단으로 철거했다가 물의를 빚었고, 다른 의원은 기사 무마를 위해 기자에게 돈 봉투를 전달했다가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청주시가 발주한 공사에 공공연히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았거나 자신의 지역구 농협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논란을 빚은 의원도 있다. 한 의원은 직무관련 업체 관계자와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와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비위를 저지르는 데는 여야 의원이 따로 없었다.

지난 2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청렴도 평가에서 청주시의회는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아 망신을 샀다. 청주시의회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5.55로 30개 기초의회 평균 6.1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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