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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남긴 연금 1억 기부한 김복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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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남긴 연금 1억 기부한 김복순 할머니

입력
2017.12.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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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김복순(사진 오른쪽) 할머니가 134번째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27일 김복순(사진 오른쪽) 할머니가 134번째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10년간 품었던 꿈을 펼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김복순(78) 할머니가 지난 27일 134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28일 밝혔다.

김복순 할머니는 10년 전 한 언론매체에서 아너 소사이어티 기사를 본 후 회원으로 가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김 할머니는 육군 장교로 복무한 남편의 연금을 10년간 모아 1억원을 이날 기부하고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 134번째의 주인공이 됐다.

김 할머니는 “경남여고를 졸업하고, 1960년 육군장교였던 남편과 결혼해 4명의 자녀를 키웠다”며 “남편의 월급으론 생활이 어려워 화장품 방문 판매, 이불장사 등 억척같이 일했지만 치약 살 돈도 없고, 전기료 낼 돈도 없어 이웃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고 말했다.

남편과 떨어져 지낸 힘든 시간에 대한 보상인 듯 다행히 자녀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고, 현재 미국에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자녀들에게 김 할머니는 “모두가 다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어렵게 지낸다”며 “너희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주위에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 가르친다고 말했다.

자녀들 교육 때문에 군인인 남편과 떨어져 지내다 남편이 퇴직하면서 함께 살게 된 김 할머니는 두 번째 신혼으로 생각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남편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로 누워지내야 했다. 김 할머니는 2004년 남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17년간 병상에 누운 남편을 돌봤다.

김 할머니는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에서 “모두의 도움으로 얻게 된 현재의 삶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기댈 곳 없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영광은 우리 앞 세대들이 열심히 살아준 덕분”이라며 “이 시대의 어른인 김복순 기부자님의 소중한 성금에 더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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