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문건 만든 적 없어” 해명에도 의혹 안 가셔
2016학년도 이후 여학생·특성화고 출신 입학 전무
여학생과 특성화고 학생 입시 차별 논란을 일으킨 한국교통대는 28일 “차별하라는 지침이나 문건을 공식적으로 만든 적도 없고, 적용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지침을 만든 것으로 지목된 학과에 최근 2년 동안 여학생과 특성화고 출신 합격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교통대는 이날 “여학생과 특성화고 출신의 불합격 처리 내용을 담은 문건은 해당 학과의 수시전형 면접관 3명 중 한 명인 A교수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라고 공식 문건이 아님을 강조했다.
대학 측은 “A교수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문건일 뿐이다. 논의 과정에서 다른 면접관 2명의 동의를 얻지 못하자 A교수가 문건을 곧 바로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학교 관계자는 “사전에 폐기됐으니 당연히 면접시험에서 적용된 사실도 없다”며 “문건 작성에 관여하지 않은 면접관 중 한 명이 미처 문건을 파기하지 못해 외부로 유출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 쪽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건이 유출된 학과 합격자 가운데 여학생과 특성화고 출신 학생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대학 측에 따르면 이번 수시에서 이 학과 지원자 240명 중 여학생이 18명이었으나 모두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성화고 출신 지원자 12명 중 3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지만 최종 합격자는 없었다.
현재와 같은 입시전형이 실시된 2016학년도 이후 이 학과에 합격한 여학생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성화고 출신은 지난해 1명 합격했지만, 입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과는 1차 서류 전형에서 공고 상고 등 직업계 특성화고와 여성은 D,E 등급인 20점 내외를 부여해 불합격 처리하도록 하는 내부 문건을 만든 것으로 드러나 입시 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교통대는 입시 면접장에서 수험생에게 용모와 가정 환경을 비하하는 막말을 쏟아낸 A교수를 27일자로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A교수는 2013년 5월부터 학과장을 맡아왔다.
학교 측은 총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어 “인권침해성 막말 경위와 입학전형 전반을 조사해 위법·부당한 사례가 드러나면 관련자를 엄정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