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유기동을 돕는 자원봉사자들 모임인 ‘유기동물 행복 찾는 사람들’(이하 유행사) 봉사자들은 건물 앞 전봇대에 묶여 있던 작은 흰색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봉사자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강아지가 묶여 있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주인은 “전날 시장에서 사왔는데 키우질 못하겠다”며 “앞으로 이 개를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상황을 모르는 어린 설이는 봉사자들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애교를 부렸고 봉사자들은 그렇게 눈처럼 작고 예쁜 강아지를 ‘길거리 캐스팅’해 데려오게 됐습니다.

스피츠 혼종 설이(8개월 추정·암컷)는 말 그대로 ‘개너자이저’(개와 에너자이저의 합성어로 활발한 개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구조 이후 병원에도 혼자 두고 가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쳐 검진할 수 없다고 두 번이나 쫓겨났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위탁처에서 언니, 오빠 개들과 잘 지내고 있는데요, 이모들 가방 안에 배변도 하고 오빠 개들한테 덤비다가 혼나서 꾀병도 부릴 줄 아는 천방지축 반려견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설이는 매주 입양홍보를 위해 나오는 서울 이태원 노란 천막에 나오는 게 익숙해졌고, 이곳에선 이모와 삼촌들 지키기에 바쁘다고 하네요. 이제는 배변패드에 배변도 가리고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내는 ‘준비된’ 반려견이라고 합니다.
집과 가족을 지키는 짖음뿐 아니라 어리광, 응석, 엄살 3종 세트를 모두 갖춘 꽃미모 설이입니다. 가끔은 TV보는 것도 즐긴다고 하네요. 봉사자들은 설이가 첫 생일은 진짜 엄마 아빠 품에서 맞이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설이가 이번 주에도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400m 떨어진 공터에 있는 노란 천막에서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