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재판에서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며 언급한 ‘척당불기(倜儻不羈)’ 액자의 존재 시점과 관련, 기존 홍 대표 주장을 뒤집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25일 MBC의 2010년 보도 영상에서 홍 대표가 기자들과 대화를 마치고 의원실을 빠져나가며 척당불기 액자가 스치듯 포착된 모습을 공개했다. 척당불기는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서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홍 대표가 정치에 입문하며 좌우명 삼은 사자성어로 알려졌다.
척당불기 액자는 성완종 리스트 재판에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성 회장 지시로 홍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준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로 언급하면서 존재 시점을 두고 논란이 됐다. 윤 전 부사장은 2011년 6월 홍 대표에게 돈을 건낼 당시 그의 의원실에서 이 액자를 봤다고 진술했는데 홍 대표는 2011년 7월 한나라당 대표에 취임한 뒤 액자를 걸었다고 반박하면서 진술이 엇갈렸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윤 전 부사장의 전체적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홍 대표에게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뉴스타파의 보도로 홍 대표 의원실에 최소 2010년까진 척당불기 액자가 걸려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정치권에선 홍 대표의 해명 요구를 넘어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대법원 판결 이전에 해당 영상이 공개됐다면, 결과가 충분히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라며 “또 홍 대표가 법정에서 거짓을 말했다면, 비록 무죄 선고를 받았어도 재판부를 기만한 것에 대해 정치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홍 대표의 대법원 판결은 정확하게 봐서는 유죄라는 증거가 불충분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척당불기 액자와 같은) 더 확실한 증거들이 계속 나온다면 재심 사유까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와 한국당은 아직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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