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교육을 위해 유럽에 파견한 유학생이 대폭 늘어난 반면 외화벌이를 위해 보낸 노동자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지난해 EU 28개 회원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기 위해 거주증을 새로 발급받은 북한인은 모두 3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15년 342명보다 30명 줄어든 것으로, 2008년 최고치(748명)를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해 2011년 433명, 2012년 262명, 2013년 294명, 2014년 339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3개월 이상 신규 체류자가 줄어든 것은 최근 해외 파견자 중 탈북자가 속출하면서 북한 측이 파견자에 대한 신분 검열을 강화, 가족동반을 금지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 북한 측 신규 체류자 중 1년 이상 장기체류자의 비중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신규 체류자 312명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은 196명이 1년 이상 체류할 수 있는 거주증을 발급받았다. EU에서 1년 이상 거주하도록 허가 받은 북한인은 2015년 129명이었던 것을 비롯해 2014년엔 105명, 2013년엔 95명, 2012년 111명에 불과했다.
또한 교육 목적으로 파견된 이들이 늘어났다. ‘교육’을 이유로 거주증을 받은 북한인은 전체 중 56%인 175명이다. 신규 체류자 절반 절반 이상이 유학생인 셈이며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취업을 목적으로 거주증을 발급받은 북한인 수는 65명으로 2015년 245명보다 급감했다.
북한 출신이 교육 목적으로 거주증을 받은 나라는 영국이 105명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도 45명이었다. 영국의 경우 105명 교육 목적 거주증 수령자 가운데 79명이 1년 이상 장기체류인 것으로 나타나 북한의 유학생 파견이 영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위스 유학파 출신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유럽식 제도와 문물을 적극 도입하기 위해 장기유학생을 대거 유럽에 보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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