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내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텔아비브~예루살렘 간 고속철도를 예루살렘 성전산(템플마운트)에 있는 ‘통곡의 벽’까지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담당 부처 장관은 이와 관련, “새로 개통될 철도역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고 싶다”고 밝혀 중동 지역의 반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APㆍ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교통장관 겸 정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텔아비브~예루살렘 간 고속철도 연장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이 고속철도의 종착역은 예루살렘 서북부 초입인 비냐에이 하우마 기차역으로 돼 있는데, 여기서부터 동예루살렘의 구 시가지(올드시티) 내 성전산 ‘통곡의 벽’까지 약 3㎞ 정도를 도심 지하 관통 터널로 이은 뒤 지하역 2곳을 더 세운다는 게 해당 계획의 골자다. 그리고 이달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새로운 역 2곳의 명칭을 예컨대 ‘도널드 트럼프 역’이나 ‘트럼프 역’으로 짓고 싶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교통부는 연장 공사에 7억달러(약 7,700억원)의 비용과 4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올 게 뻔하다. 동예루살렘은 국제적으로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지역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집권당인 리쿠드당 소속인 카츠 장관은 요르단강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강경 우파 정치인이기도 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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