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200년 아이콘 고령탓 철거
세월호 참사때 단원고에 묘목 선물
거의 200년 동안 백악관의 남쪽 정면을 지켜 왔던 ‘잭슨 목련(Jackson Magnolia)’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고령에 따른 손상이 워낙 심한 탓인데, 이 나무와 동고동락한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무려 39명에 달한다.
미 CNN 방송은 ‘백악관의 아이콘’ 잭슨 목련이 이번 주 후반에 절단돼 철거될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백악관 뜰의 나무 중 가장 오래된 이 나무는 미국의 제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1829년 3월~1837년 3월 재임)이 1828년 대선 당선 직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레이첼 잭슨 여사를 그리워하며 심은 것이다.
그 이후부터 잭슨 목련은 백악관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백악관 내 무수한 행사들이 나무 곁에서 진행됐고, 1928~1988년에는 20달러 지폐 뒷면에도 등장했다. 2014년 4월 방한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위로하며 ‘부활’의 뜻을 담아 안산 단원고에 이 나무의 묘목을 선물하기도 했다.
미 국립수목원은 “50년 전부터 손상이 시작돼 버팀목에 의존해 왔지만, 지금은 나무 밑동이 거의 남지 않았고 썩은 부분도 많아 언제 무너질지 예측이 어렵다”며 철거를 권했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안전을 우려해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방송은 백악관이 이 나무의 묘목을 근처 ‘비밀 온실’에서 키우고 있으며 향후 같은 자리로 옮겨 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