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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색깔도 바꿔라”…올림픽에서 러시아 물 완전히 빼버리는 IOC

입력
2017.12.26 17:3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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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총리. EPA 연합뉴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총리. EPA 연합뉴스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에 대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금지 철퇴를 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개인 자격 참가 선수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규제에 나섰다. 26일(한국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OC는 러시아 봅슬레이연맹 대표 선수들의 봅슬레이 장비에 도색 된 빨간색을 진홍색으로 바꾸고 선수들의 유니폼 디자인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IOC는 지난 6일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평창에서는 러시아 국기도, 메달 시상식 때 러시아 국가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도핑 규정 위반 이력이 없는 러시아 선수들이 엄격한 심사를 거친 뒤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은 열어뒀다. 이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ㆍOlympic Athlete from Russia)라는 이름 하에 올림픽에 나서며 별도의 OAR 로고를 달아야 한다. OAR 로고는 흰 바탕에 빨간색 글씨로 ‘Olympic Athlete from Russia’를 원형으로 적은 것이다.

이번 IOC의 규제 조치는 징계를 받아 출전이 금지된 러시아를 올림픽 무대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파르코멘코 러시아 봅슬레이연맹 사무총장은 “IOC가 선수들의 유니폼에 박힌 빙글빙글 도는 듯한 문양을 러시아 고유의 상징으로 판단했다”며 “봅슬레이 썰매에 러시아 국기를 떠올릴만한 붉은 색도 사용하지 말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타스 통신에 전했다.

IOC는 지난 21일 회의를 열어 “개인 자격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경기복과 장비에 러시아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 등 3색을 함께 사용할 수 없고, 경기복에 빨강과 파랑을 사용할 순 있지만 러시아 출신임을 떠올릴 수 없게끔 좀 더 어두운 색깔로 바꿔야 한다”고 결정했다.

한편,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 금지와 더불어 IOC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한 비탈리 무트코(59) 러시아 체육부총리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를 결정했다. CAS 항소에 집중하기 위해 러시아축구협회장직도 6개월 동안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무트코 부총리는 같은 날 러시아축구협회 이사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CAS에 항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라며 “항소 작업 때문에 러시아축구협회 업무가 방해 받지 않도록 나의 축구협회장직도 6개월 동안 정지시켰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체육부총리, 러시아축구협회장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무트코 부총리는 “영구제명 조처를 내린 IOC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어 항소를 결심했다”며 “26일에 CAS에 항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는 물론 정부 관리로서 임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라며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장직의 수행 여부 역시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축구협회장을 임시로 그만둔 무트코 부총리에 대해 “러시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FIFA는 러시아 정부는 물론 러시아축구협회,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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