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 연루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파올로 두테르테 다바오시 부시장이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파올로 부시장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아들이다.
26일 GMA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올로 부시장은 전날 열린 시의회 특별회의에 참석, 부시장직 사퇴의사를 표시했다. 의회는 즉시 사임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내 인생에서 실패한 첫 번째 결혼과 밀접하게 연관된 불미스런 일들이 최근에 있었다”며 “거기에는 세관 밀수 사건에 나를 엮어 비방한 것과 딸과의 공개적인 언쟁이 포함된다”고 사퇴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파올로는 작년 5월 지방선거에서 부시장에 당선됐다. 다바오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으로, 그의 맏딸 사라가 시장을 맡고 있다.
앞서 야권은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64억 페소(약 1,380억원) 규모의 마약이 밀수되는 과정에 파울로가 뇌물을 받고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8, 9월 열린 관련 청문회에서는 파올로가 중국계 폭력조직인 삼합회의 조직원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그는 연루설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또 최근에는 파올로가 첫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17)이 트위터에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암시하는 글을 올려 논쟁이 일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파올로가 자신의 개인적 문제로 아버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내린 용단이라고 평가했고, 야권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비켜가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파올로가 자신과 관련된 문제들에 신물이 났을 수 있다”며 “아들의 사직서를 아직 수리하지 않았지만, 반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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