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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노조 “살고 싶다” 하루 멈춰선 전국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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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노조 “살고 싶다” 하루 멈춰선 전국 건설현장

입력
2017.12.26 16:5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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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은 노후ㆍ불량장비가 잇단 타워크레인 참사 불러

일몰 후 등 나쁜 작업 거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건물 옆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설해체노동자 생존권사수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착한작업 추진을 촉구하며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건물 옆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설해체노동자 생존권사수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착한작업 추진을 촉구하며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전국 대부분의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올 들어 타워크레인 사고로 19명의 노동자가 숨지자 600여명의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이날 작업을 중단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더 이상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

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 설ㆍ해체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타워크레인 사고의 70~80%가 설치ㆍ해체 과정 중 발생한다.

정회운 타워크레인 노조위원장은 집회에서 “계속되는 사고와 희생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노후ㆍ불량 장비 사용, 일몰 후 작업, 특별 안전교육 미실시 등 ‘나쁜 작업’을 2018년 1월부터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300여명의 조합원이 하루 작업을 중단하고 자리해 “더는 죽고 싶지 않다, 우리는 살고 싶다”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조합원들도 전국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ㆍ해체 작업을 멈추고 뜻을 함께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교육이수를 통해 설치ㆍ해체 작업 자격을 취득한 노동자 800명 중 600여명이 노조 소속이다.

이날 노조는 20년이 넘은 노후ㆍ불량장비가 현장에서 사용되면서 참사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타워크레인 소유주가 건설기계 등록을 하면서 생산ㆍ제조연도를 조작하거나 제조년도가 다른 부품을 조립하는 ‘짜깁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더욱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현장 실습 6시간을 포함해 36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취득할 수 있는 설치ㆍ해체업자의 부실한 자격 요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앞서 관련 대책으로 설치ㆍ해체 작업의 전문성 있는 인력양성을 위해 국가기술자격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실천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 자격증 도입과 관련해 필요한 국회에서 예산이 하나도 편성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타워크레인 중대 재해사고 예방 예산 42억원을 삭감한 국회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건설업체가 공사 기간 단축을 압박하면서 결국 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시간에 쫓기지 않는 작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 대책에는 근로시간에 대한 내용이 따로 담기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돼 있는 하루 2시간 특별안전교육을 포함한 8시간 작업 매뉴얼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공사 기간에 맞춰야 한다면서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행하는 회사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 같은 요구사항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기한 작업 거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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