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별세한 故 변무관 변호사
2년 전 선행 뒤늦게 알려져
저소득층 학생에 매달 생활비
10일 별세한 고(故) 변무관 변호사가 2년 전 모교 서울대에 30억원을 쾌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대는 2015년 9월 변 변호사가 서울대 재학생 생활비 장학금인 ‘선한 인재 장학금’에 30억원을 기부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시 고인은 기부 사실을 외부에 밝히기를 원치 않았으나, 서울대는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 사실을 알리자’고 유족을 설득, 공개하게 됐다.
고인은 협약식에서 “항상 베풀고 나누는 자세를 갖고 선배나 후배,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고자 노력한다”며 “우리나라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 장학생들이 어려운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의기와 겸손을 모두 갖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성낙인 총장은 “법조계 거목으로 우리 사회 법질서 확립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헌신하며 많은 후배를 양성하셨다”며 “기부해주신 ‘변무관 선한 인재 장학금’은 고인과 가족 뜻을 받들어 우리 시대 꼭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소중히 활용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변 변호사는 1922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해방 후 제3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일본 주오대 유학 당시에는 일본제국 학도병에 징집되기도 했다. 법무부 법무실장, 대구지검장, 대검찰청 총무부장 등을 역임했다. 후배 법조인 70여명이 변 변호사 호를 따 정석회(靜石會)를 구성하는 등 존경을 받아왔으며, 특히 고령에도 연구를 지속해 많은 법조인의 귀감이 됐다. 2014년 자서전 ‘나는 역시 우직한 촌사람이었다’를 출간했다. 서울대는 2014년 11월부터 저소득층 학생에게 등록금과 더불어 매달 30만원 생활비를 지원하는 선한 인재 장학금을 운영해 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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