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배우 정우성이 영화 ‘강철비’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를 연기한 정우성은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부터 아내와 딸을 애틋하게 여기는 가장, 남한 동지를 향한 끈끈한 우애까지 갖춘 모습을 보여주며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뽐냈다. 비단 연기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높이며 멋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엄철우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나.
“불행한 체제에 살고 있는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가족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주고 싶어 하는 가장이랄까. 사실 엄철우라는 캐릭터는 이미 거기에서 완성이 다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북한 체제 안에서 교육 받은 충성심이 있긴 하지만 충성이라는 건 금방 깨질 수 있는 거니까. 실제로 우리도 북한 체제 붕괴에 대한 모습들을 발견하고 있지 않나.”
-최정예요원 역할인 만큼 액션에도 신경을 많이 썼을 텐데.
“실제로 상대를 죽이기 위한 액션이라고 생각하고 촬영했다. 그렇게 근접하다 보니 다른 액션보다 훨씬 위험했다. 부상의 위험도 컸다. 또 엄철우의 신체적 특성 때문에 몸무게를 많이 줄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력 저하가 됐고, 그 상태에서 액션을 찍으려니 정말 힘들었다.”
-북한 사투리로 이뤄진 대사를 관객에게 잘 전달해야 했다.
“촬영할 때도 늘 고민했던 부분이다. 관객들이 들었을 때 편한 소리였으면 했다. 사투리를 잘 풀어내려고 했다.”
-미혼인데 영화를 통해 부성애를 표현했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부성애를 표현하기 어려웠다. 아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직접적인 경험이 없으니 아버지의 마음을 상상을 통해 표현해야 하지 않나. 자칫 오버처럼 보일까 봐 걱정했다. 아이랑 편안하게 감정을 교감하기 위해 계속 신경을 썼다.”
-‘아수라’에서 대립 관계인 곽도원과 절친 케미를 연출했다.
“첫 번째 인연에 이어 이번에 꽃을 피운 것 같다. 나도 요즘 곽도원을 ‘꽉꽉’이라고 부르는데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가 지어준 별명이다. 참 정이 가는 애칭이다. 사실 곽도원은 주로 센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지 않았나. 하지만 인간 곽도원은 ‘곽블리’에 가깝다. 귀여운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곽철우(곽도원)와 엄철우의 케미가 어색하지 않았다.”
-‘강철비’가 ‘좌파 영화’라는 편견도 있었다.
“이 영화는 굉장히 중립적인 영화다. 보편 타당할 정도로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화두를 던진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선입견을 갖고 계신 분들은 내가 이렇게 설명해도 안 보실 것 같다(웃음).”
-평소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을 거침없이 하는 편인데.
“정치적 소신이라는 건 정치적 지향점을 갖고 한 후보를 지지했을 때를 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국민들이 억울하게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 얘기할 뿐이다. 국가에 대한 불만을 얘기한다고 해서 ‘빨갱이’는 아니니까. 소비자가 구입한 물건에 불만이 있으면 소비자 고발센터에 고발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UN 난민 기구 친선대사로도 활동 중인데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나.
“10대 때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사회에 툭 튀어나왔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사회에서 불합리한 일을 많이 당했겠나. 그런 어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을 향한 관심이 많다. 이 세상에서 존중이라는 단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강철비’와 또 다른 개봉 영화 ‘신과 함께’, ‘1987’에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거의 잔치 분위기다. 비슷한 주제나 장르의 영화라면 서로 누군가 피해볼 것 같은 우려가 있을 테지만 세 편 모두 주제와 장르가 확연히 다르다. 영화의 특성에 맞는 관객들의 평가가 나올 것 같다. 나 역시 관객으로서 굉장히 재미있는 연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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