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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사 되풀이, 안전 법규ㆍ예산 홀대하는 정치도 책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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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사 되풀이, 안전 법규ㆍ예산 홀대하는 정치도 책임 크다

입력
2017.12.25 17:3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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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재난 대비 허점이 중첩된 전형적인 안전사고였음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의문이 제기되는 소방 당국의 초기 진압 과정도 사상자 숫자가 불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허술한 관련 법 제도와 소방 인력ㆍ장비 부족도 피해를 키운 중요한 요인이다.

사고가 난 스포츠센터는 지난달 말 소방안전점검업체의 검사를 받았지만 2층 여성 사우나는 영업 중이라는 이유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비상구 앞을 목욕용품 보관 선반이 가린 상황을 확인도 못한 것이다. 결국 2층에서는 비상구를 찾지 못해 고장으로 열리지 않는 자동출입문에 몰려 있다 20명이 숨지는 변이 났다. 대형건물주는 소방시설관리법에 따라 매년 한 차례 소방 안전 점검을 실시해 결과를 소방서에 제출해야 한다. 검사는 전문업체에 맡기거나 자격증이 있다면 건물 직원이 해도 되므로 허술해질 가능성이 있다. 사고 건물의 경우 외벽이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 소재였는데도 소방 점검서에 ‘내화건축물’로 표기되어 있었던 것도 이런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

사고 초기 소방차 접근을 어렵게 했던 불법주차도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의 통행을 방해해 대형 참사를 초래할 수 있는 곳을 주정차특별금지구역으로 정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이를 막을 최소한의 법안들이 발의되어 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 인력이나 장비 부족도 고질적인 문제다. 제천소방서는 화재 진압요원 30명과 구조요원 12명이 3교대 근무를 한다.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쉬는 직원까지 불러내야 하고 동시다발로 사고가 날 경우 사실상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소방차 부족이나 정비 부실은 지자체가 안전 예산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데 그걸 하지 않는다고 소방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문제 제기 자체가 새롭지도 않다. 최근 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 때도 해경의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예산 부족으로 야간 항해 장비가 있는 신형 보트가 1대뿐인데 마침 고장이어서 민간구조선을 빌려 타고 현장으로 향하느라 늦었던 것으로 드러나 한숨 짓게 만들었다.

재난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면 이를 보강할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제도가 부실해 예방에 허점이 있다면 관련 법규를 신속하게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다. 특히 어제는 소방 인력 증원에 기를 쓰고 반대하다 오늘은 임시국회를 열어 놓고 법안 하나 처리하지 않는, 민생과 안전을 정치 악다구니의 볼모로만 삼는 정치인들에게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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