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컬링선수 13년전 해프닝 화제
숙소 가는 낯선 길에 한때 긴장
택시기사가 다른 지름길 택한 듯

한국 택시가 미국 컬링 선수에 의해 화제에 올랐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25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외국에서 겪은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의 주장인 니나 로스(29)는 13년 전 한국 택시에 얽힌 기억을 떠올렸다. 2004년 세계 주니어 컬링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왔던 그는 택시를 탔다가 당황한 경험을 털어놨다.
당시 경기를 마친 로스는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동료와 함께 택시를 잡았다. 소녀들은 한국어를, 택시 기사는 영어를 못해 의사 소통이 되지 않았다. 로스 일행은 미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표범 가죽 무늬의 뒷좌석 시트에 몸을 기댔을 때부터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이어 호텔 주소가 적힌 쪽지를 기사한테 건넸다. 그런데 쪽지를 본 이 기사는 어찌 된 일인지 한 번 웃고는 종이를 구겨버린 뒤 툭 던졌다고 한다. 로스 일행은 적어도 숙소에서 경기장을 오가는 길은 익숙해져 있던 터였다. 하지만 이 기사는 완전히 낯선 길로 차를 몰고 갔다.
당시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던 로스는 "완전히 납치당한 줄 알았어요"라면서 "너무 놀라서 뒷좌석에 얼어붙어 있었죠"라며 웃었다. 하지만 낯선 나라에서의 괜한 걱정이었음이 금세 드러났다. 이들은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낯선 길은 아마도 택시 기사가 잘 아는 또 다른 코스였던 것으로 보인다. 로스는 "기사 분이 우리한테 그냥 장난을 쳤던 것 같다"면서 "그때 당시에는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로스의 사례 외에도 이 기사에는 미국 선수들이 세계 각국의 공항, 호텔, 고속도로 등에서 겪은 일화를 재미있게 묘사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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