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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이만수가 말하는 '포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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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이만수가 말하는 '포수의 세계'

입력
2017.12.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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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감독/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포수는 매력 있는 포지션입니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로 기억되는 이만수(59) 전 SK 감독은 이같이 말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포수 지원자가 적은 한국 야구의 현실에 한숨을 삼켰다. 이 전 감독은 실력 있는 포수가 나와야 한국 야구도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포수지론’을 전했다.

그를 만난 곳은 지난 2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KBO)에서 열린 ‘제1회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에서였다. 매년 포수 유망주를 선정해 기념하는 것으로 포수 발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 전 감독이 직접 기획했다. 올해 영광의 1회 주인공으로는 세광고 김형준이 선정됐다.

이만수 전 감독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부터 1997년까지 삼성에서 포수로 뛰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날린 그는 현역에서 물러난 뒤 코치 생활을 거쳐 2012~2014시즌 SK 감독을 지냈다. 이후 일선을 떠나 전국의 중고교와 해외를 다니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 전 감독은 “48년간 야구를 하면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재능을 나누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만수 전 감독(왼쪽), 세광고 김형준(오른쪽)/사진=OSEN.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포수를 기피하는 현상이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4년간 재능기부를 하면서 느낀 건 학생들이 대부분 포수를 자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전 감독은 “포수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포수는 다른 야수들보다 가장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포수는 공을 많이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보호 장비를 모두 차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상 염려가 없다”고 했다.

또 “좋은 리더가 많이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전 감독은 “포수는 경기 전체를 보고 리드를 한다. 그래서 포수 출신 리더가 많다. 한국, 일본, 미국 프로야구 감독들 중 포수 출신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포수는 그라운드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멀리, 전체를 본다. 투수와 소통은 물론 내ㆍ외야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선보인다. ‘안방마님’이란 별칭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포용력과 리더십이 모두 중요시된다.

역대 KBO리그 명장들 중에도 포수 출신이 많다. 이 전 감독과 김경문(59) NC 감독, 김태형(50) 두산 감독, 유승안(61) 경찰 야구단 감독, 조범현(57) 전 kt 감독을 비롯해 정동진, 우용득, 백인천 전 감독 등이 있다. 특히 정동진(71) 전 감독은 이 전 감독을 포수로 이끈 스승이다. 이 전 감독은 “중학교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하다가 고등학교를 가면서 정 감독님을 만나 포수가 됐다. 정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시상식)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 전 감독이 인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과 실력뿐 아니라 인성도 진정한 포수, 리더의 자질이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어린 선수들은 가려져 있는 것보다 노출되는 걸 선호한다. 그런데 포수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100군데가 넘는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건 요즘 학생들이 FA(프리에이전트) 100억원이 넘는 시대가 되다 보니 화려한 것들만 좇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 전 감독은 “학생들을 만나면 항상 이승엽(41ㆍ전 삼성) 선수 얘기를 많이 한다. 야구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겸손해 존경 받는다고 얘기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어린 선수들에게 파급력이 강하기 때문에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만수 전 감독/사진=OSEN.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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