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출액 4.8% 증가 전망
석유화학도 10% 이상 늘어날 듯
디스플레이는 수요감소에 소폭 줄어들 듯
“中ㆍ북미ㆍ유럽 모두 수출액 늘어”
올 한해 우리나라 연간 무역액이 3년 만에 1조달러 고지를 되찾았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슈퍼 사이클’(장기호황) 진입에 힘입어 역대 최단기간 수출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수출 성장세(전년 대비 16.8% 증가ㆍ11월 28일 누적 기준)가 이어진 결과다. 내년에도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양쪽 날개가 되어 우리나라 수출액은 올해보다 4.8% 늘어날 전망이다.
코트라가 해외 바이어 등 662개 정보원을 조사해 25일 공개한 ‘2018년 수출전망 및 지역별 시장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6,06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타고 선진ㆍ신흥시장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가 이어진다.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도 세계 상품 교역이 1.4~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내년 글로벌 경기 전망도 밝은 만큼, 전망치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13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내년에도 올해 대비 10% 이상 증가가 예상됐다.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중국, 아세안(ASEAN), 인도 등에서 호조를 보이고, 석유화학제품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과 투자확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 등이 수출 증가 요인이다.
일반기계ㆍ자동차ㆍ컴퓨터ㆍ철강제품 등 4개 품목은 4차 산업혁명과 중국, 신흥시장 제조업 육성 정책과 소비력 향상으로 소폭(3~10%) 증가를, 무선통신 가전 자동차부품 섬유 석유 등 5개 품목은 현상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통의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선박류는 유일하게 내년에도 10%이상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수주물량이 올해 집중적으로 인도되면서 발생한 수주잔량 감소로 올해보다도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판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출단가 하락 및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데다, 중국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이 자체 생산라인을 확충하며 수입품을 대체하고 있어 소폭하락 업종으로 분류됐다.
지역별로 보면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은 사드 보복 완화와 중산층 소비력 신장, 첨단기술 수요 증가 등으로 수출액이 전년 대비 8.0% 증가한 2,111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컴퓨터 석유제품 선박류가 수출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면 현지 브랜드 성장으로 자동차 자동차부품 섬유 평판디스플레이 등이 감소품목으로 꼽혔다.
북미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에도 IT 등 첨단 융합산업 시장 확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한 752억달러 수출이 예상됐고, 유럽도 완만한 경기 회복세와 차세대 산업 육성에 따른 신성장 기회 요인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694억달러)할 전망이다. 아세안도 경제 통합 가속화와 중산층 증가에 따른 내수 확대로 전년 대비 10.6% 늘어난 1,053억달러 수출 신장이 예상됐고, 일본 4.5%, 인도 8.8%, 중남미 3.8%, 독립국가연합(CIS) 10.4%, 아프리카 0.4% 등도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중동은 유가 회복 지연과 정치 불안 우려로 수출이 5.4% 감소하고 호주ㆍ뉴질랜드도 8.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트라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제조업ㆍ정보기술(IT) 경기 호조, 한중 관계 개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주력품목 단가 상승 등 양호한 교역요건이 유지될 것”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북한발 리스크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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