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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환자에 ‘희망 산타’ 되어준 동갑내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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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환자에 ‘희망 산타’ 되어준 동갑내기 친구

입력
2017.12.25 11:2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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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이명준·정현기 학생

일치하는 환자 찾기 힘든데

우연히 한날 조혈모세포 기증

“좋은 일 함께 하게 돼 뜻깊어”

정현기(왼쪽)ㆍ이명준 학생. 유니스트 제공
정현기(왼쪽)ㆍ이명준 학생. 유니스트 제공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 동갑내기 학생 2명이 성탄절을 맞아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선물했다. 며칠간 병원에 입원해 여러 가지 검사까지 받아야 하는 수고를 무릅쓰고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것이다.

UNIST 이명준(24·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정현기(24·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학생은 지난 20일 병원에 입원해 3일간 조혈모세포 기증 절차를 밟았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구성하는 성분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의 치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의료계는 항상 기증에 목말라하는 상황이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면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라는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하지만 타인의 경우 일치할 확률은 수 만 분의 일에 불과해 한 해 평균 조혈모세포 이식은 500여건에 그치고 있다.

2013년 입학 동기이자, 대학 조정부의 창립멤버로 동고동락해 온 두 학생은 서로 다른 시기에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했다. 기증신청에는 조정부 활동이 크게 작용했다. 힘들게 노를 저으면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키웠다. “함께 박자를 맞춰 재빨리 노를 저어야 하는 힘든 훈련 과정에서 혼자만 잘해서는 빠르게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는 둘은 조정부 임원을 맡아 훈련을 거듭하며 협업의 정신을 실천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둘은 기증신청 후 몇 년이 지난 올해 비슷한 시기에 유전자형 일치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환자 상태에 따른 일자조정 끝에 같은 날 기증을 하게 됐다.

이들은 “조혈모세포 기증 확률이 낮은데 같은 날 기증을 하게 돼 무척 놀랐다”며 “친구와 함께 좋은 일을 하게 돼 더 뜻 깊은 나눔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현기 학생은 “한 생명을 도울 수 있는 가치 있고 고귀한 일을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여러 오해로 기증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준 학생도 “이번 기증은 환자분께는 새로운 생명을, 제겐 새로운 마음가짐을 선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가까운 헌혈의 집을 방문하거나, 단체 기증신청을 하면 쉽게 기증 등록을 할 수 있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나눔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기증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해서는 3~4일 전부터 촉진제를 투여해 조혈모세포 수치를 높인 후 3일간 입원해 검사를 거쳐 채취한다. 촉진제로 인해 가벼운 후유증이 있지만, 기증 후 2주 안에 쉽게 회복된다. 국내엔 총 5개의 기증등록기관이 있으며, 두 학생은 가톨릭조혈모세포 은행을 통해 기증했다. 울산=김창배 기자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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