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박찬호 시대’ 이후 제2의 전성 시대를 열었다.
류현진(30ㆍLA 다저스)과 강정호(30ㆍ피츠버그)가 먼저 성공을 거두자 2016시즌을 앞두고 이대호(36), 박병호(31), 김현수(29), 오승환(36), 황재균(29) 등 KBO리그출신 선수들이 대거 미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이들 중 4명이 짐을 쌌다. 이대호는 2016년 시애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4년 150억원)을 받고 친정 롯데로 유턴했다.미네소타와 4년 계약을 맺었던 박병호도 첫 시즌 적응에 실패한 뒤 끝내 재도전의 기회를 받지 못하고 넥센으로 돌아갔다.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황재균도 결국 국내 복귀를 결심해 kt와 88억원에 계약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수가 4년 115억원에 LG로 이적하면서 찬란했던 메이저리그 한국인 야수 르네상스는 저물었다. 2015, 2016년에 활약했던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 여파로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어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2일 일시 귀국한 맏형 추신수(35ㆍ텍사스)가 이제 미국에 남아 있는 유일한 야수다. 투수 류현진, 오승환까지 단 3명만 조촐한 한국인 식구로 남게 됐다. 최대 7, 8명이 동시에 메이저리그를 누비기도 했던 한국 선수들과 메이저리그 팬들에겐 아쉬운 현실이다.
이처럼 복귀 붐이 이는 이유는 팀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경우도 있지만 메이저리그 입성 자체를 목표나 경험으로 삼았던 선수들에겐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적인 삶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추신수처럼 고교 졸업 후 미국에 건너가 정착한 경우가 아니면 적지 않은 나이에 타지 생활은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거품 논란’까지 일고 있는 ‘미국 유학’ 선수 몸값 폭등은 복귀를 더욱 부채질하는 요소로 풀이된다.
빅리거들의 복귀는 KBO리그 입장에선 흥행에 기폭제가 되겠지만 한국 야구의 위상이나 경쟁력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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