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에 사는 이모(32)씨는 집 마당에서 개 두 마리를 키웠다. 한 마리는 ‘도고 아르젠티노’ 종으로 크기 60~68㎝, 무게 40~45㎏에 달하는 대형견. ‘프레사 까나리오’ 종인 다른 한 마리는 56~66㎝가량 크기에 무게가 40~50㎏까지 나가는 ‘대형 투견’이었다.
지난 6월 이씨는 외출을 하면서 평소처럼 개들을 따로 묶어두지 않았다. 대문만 잘 잠그면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씨 아버지가 이후 집을 나서면서 도고 아르젠티노 목에 밧줄을 감고 쇠기둥에 묶기는 했지만 나머지 한 마리는 그냥 풀어둔 상태로 뒀다.
몇 시간 뒤 문제가 터졌다. 도고 아르젠티노가 목에 감긴 밧줄을 풀었고, 프레사 까나리오와 함께 대문 아래쪽으로 틈을 만들어 밖으로 나간 뒤 사고를 친 것이다. 집 앞을 지나던 A(29)씨를 공격한 데 이어 행인 B(37)씨와 C(34)씨 허벅지와 엉덩이를 물어버렸다. 심지어 달아나는 B, C씨를 쫓아가 덮쳐 넘어뜨린 후, C씨 목덜미와 어깨, 팔을 또 물었다. 이씨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 김연하 판사는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개들을 키우려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상황에 맞게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라며 “이런 개들이 통제를 벗어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공격해서 생기는 모든 피해에 대해 개 주인은 마땅히 책임을 다해야 하며,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에게는 금고 8개월이 선고됐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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