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은 우려 속 “새 제재 합리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북한의 ‘화성-15’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대북제재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양측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새 대북제재결의가 적절했다는 평가와 문제 해결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성명을 통해 “중국측은 관련국에 한반도의 간장 완화와 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위해 (실력 행사를) 자제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각국이 새 제재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을 요청하면서도 “관련 진영들이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평화협상을 동시에 진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대화 및 협의를 증진해 비핵화 진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노력하길 희망한다”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러시아 외교부 역시 같은 날 제재에서 협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식 방법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라며 “국제사회가 제재의 이행에서 그치지 말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로운 정치적, 외교적 해법을 요구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외교부는 “대규모 국제 제재를 강조하는 미국의 태도가 지속성 있는 정치ㆍ외교 해법을 찾는 데 해가 되고 있다”라며 “이 지역에 축적된 문제의 해결은 물론 상황의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대북제재 결의에 대한 중국 내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중국 관영언론 인민일보의 자매 타블로이드지 환구시보는 23일 게재된 사설에서 신규 제재결의가 한반도에 임박한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의 최초 제재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개입으로 일부 수정됐음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전쟁을 막으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중국 랴오닝(遼寧)사회과학원의 북한전문가 뤼차오(呂超) 연구위원은 홍콩 영자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새로 채택된 제재안은 적절하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신규 제재가 기계, 화학, 무기장비 등 핵심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회의론도 제기됐다.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세계 강대국들이 북핵 문제 해법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제재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ㆍ미사일 개발 정책을 포기하게 할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자오퉁(趙通) 칭화카네기국제연구센터 연구원 역시 “경제 봉쇄와 외교적 고립이 북한이 핵개발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하지 못할 경우 전쟁의 위험성은 급격히 늘어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들을 인용해 “국제사회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잃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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