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도리하고 싶다"며 방문했으나 제지당해…불상사 우려해 다시 입원
29명의 사망자와 36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노블 휘트니스 스파' 건물주 이모(53)씨가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으나 유족 반대로 조문하지 못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사람의 도리가 우선"이라며 입원 중인 강원도 원주기독병원을 나서 구급차로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로 향했다.
분향소 주차장에 도착한 이씨는 구급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구급차 주변은 경찰 병력이 에워쌌다.
유족 측의 반대 입장을 확인한 경찰이 "분향소에 들어오면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되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고, 구급차는 주차장을 떠나 다시 원주로 향했다.
이씨 측은 "내일이 많은 희생자들의 발인식이어서 시간이 없다고 판단해 오늘 조문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대면조사를 위해 병원을 찾아온 경찰에게 "먼저 사람의 도리를 하고 싶다. 합동분향소에 가 조문한 뒤 조사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던 이씨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고 한다"는 말에 원주기독병원을 나서면서 "스프링클러와 관련해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없었다"고 짧게 말했다.
이씨는 또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구조활동을 벌인 뒤 탈출했다"고 말했다.
병실에 있던 이씨 지인은 "불이 났을 때 연기를 많이 마셔서 제천에서는 치료를 받기 어려웠다"고 원주로 병원을 옮긴 배경을 설명했다. 이씨는 화재 당일 제천서울병원을 거쳐 원주기독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씨는 병실에서 기침을 계속했지만, 거동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화재 원인 등을 묻는 말에 지인은 이씨를 대신해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지금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나중에 하자"고 말했다.
이씨 측은 "화재 발생한 날 밤 원주에 왔고, (자력으로 나와 탈출한 것이 아닌) 구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이씨가 입원한 병원에는 경찰 3명이 대기했다.
제천경찰서는 전날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 조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이씨가 입원 중인 병원에 직접 찾아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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