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기·횡령 등 혐의로 A 항공 대표에게 징역 3년 선고
비행기 조종 훈련을 시켜주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회사에 채용해주겠다며 교육생들로부터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아 가로챈 조종교육원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항공 대표 이 모(50)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4년 5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부조종사 채용 등을 미끼로 교육생들에게 170회에 걸쳐 훈련비 명목으로 약 103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 항공은 2014년 국내 취항을 목표로 조종교육원을 설립해 운영했지만,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허가(운항증명)를 받지 못해 실제 이 회사 부조종사로 채용된 교육생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씨는 부채 탓에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었다. '소형 항공 운송사업' 등록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본금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이 씨는 회사 주주였던 이모(55) 부회장, 김 모(43) 씨 등과 공모해 교육생들이 낸 훈련비를 회사 자본금 관리 계좌에 넣어 유상증자로 자금이 들어온 것처럼 꾸몄다.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의 변호인은 조종사 양성 등 항공 관련 사업을 계속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기에 사기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업에 필요한 형식적인 자본금만 갖췄을 뿐 실제 능력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었다 해도 수행 능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속아 조종사가 되고자 교육생이 된 피해자들의 실제 피해는 금전적 손해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다만 일부 교육생이 조종사 자격을 취득한 점, 교육비를 가로챌 목적만으로 회사를 운영하지는 않은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업무상 횡령·상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과 김 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과 김 씨는 회삿돈 4억 원을 빼내 개인 빚을 갚는 데 쓰고, 자신들의 아내가 회사 직원으로 일하는 것처럼 속여 약 2년간 모두 합쳐 2억3천여만 원의 급여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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