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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 중앙계단ㆍ화물용 승강기가 화염ㆍ유독가스 통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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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 중앙계단ㆍ화물용 승강기가 화염ㆍ유독가스 통로로

입력
2017.12.22 18: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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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승강기가 ‘풀무’ 역할

생존자 대부분은 비상구로 탈출

22일 오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시 하소동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현장에서 감식원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22일 오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시 하소동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현장에서 감식원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제천 화재 참사 당시 건물 내 화물용 승강기와 계단이 불길과 유독가스의 통로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1층에서 시작된 불길은 꼭대기 층까지 순식간에 집어삼켜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22일 오전 6시 소방본부 브리핑에서 “중앙계단과 화물용 승강기를 통해 연기와 불길이 급속도로 확산돼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망자 20명은 2층 여성 사우나에서 발견됐다. 이 중 11명은 계단과 사우나 출입구 사이 공간에서 발견됐으며, 나머지는 탈의실과 휴게실 등에서 발견됐다. 입구 쪽으로 탈출하려던 피해자들이 계단을 타고 올라온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이다. 이 서장은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길이 주차장 차량 15대를 일시에 휘덮고 옆 도로 차량 1대에까지 옮겨 붙은 뒤 계단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탈출이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2층 공간을 채웠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목재와 타일로 이뤄져 연소되기 쉬웠던 화물용 승강기 역시 피해를 키웠다. 승강기 통로를 통해 불길이 순식간에 8층까지 치솟았던 것이다. 그나마 건물 구조상 화물용 승강기가 화장실과 벽 사이에 위치한 2, 4, 5층은 불길이 번지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가 적었다. 연소 재질이 상대적으로 적고 물이 많은 화장실이 차단막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물용 승강기가 통행 통로와 직접 맞닿아있던 6~8층의 경우 화물용 승강기가 ‘풀무’ 역할을 하며 내부가 전소됐다. 이 곳에서 나머지 사망자 9명이 모두 나왔다.

탈출에 성공한 생존자들은 대부분 중앙계단이 아닌 비상구를 이용했다. 화재 발생 직후 3층 남성 사우나에 함께 있던 주변 사람들과 함께 비상계단이 연결된 후문을 통해 탈출했던 황원섭(35)씨는 “비상구가 아니었으면 탈출하기 힘들었을 상황”이라며 “중앙계단으로 이어지는 정문 신발장 쪽만 해도 이미 연기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사우나에 있다 탈출한 김종수(64)씨는 “처음에 정문으로 가려고 했더니 누군가가 ‘그쪽으로 가면 죽는다’고 외쳤다”면서 “비상구로 탈출해 다들 연기만 조금 마시고 산 것 같다”고 했다.

제천=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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