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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는 칭찬받고 여당에는 혼쭐난 최종구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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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는 칭찬받고 여당에는 혼쭐난 최종구 금융위원장

입력
2017.12.22 18: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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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불가” 입장 놓고 국회 설전

崔, 與 공격에 “기억 정확히 하시라”

野 “금융위원장 소신 높게 평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 부과 불가 입장을 밝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2일 국회 정무위에서 불려나와 여당 의원들로부터 혼쭐이 났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최 위원장의 소신을 높이 평가하는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최 위원장을 상대로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방침과 관련한 현안 보고를 들었다. 최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회장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권고안과 관련해 "현행법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기보다 추후 입법으로 해결할 과제"라고 규정한 바 있다.

여당 의원들은 최 위원장을 상대로 날을 세웠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보면 금융실명제 이전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 이자소득세 등을 원천징수 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이미 판결이 난 사안인데 왜 이걸 못하겠다고 하는 지 이해가 안 간다”고 따졌다. 박 의원의 질의에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이 예로 드는) 1998년 대법원 판결은 상당히 예외적이며 다수의 판례는 박 의원의 말씀과 다른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다시 “최 위원장이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하면 동창회나 향우회 차명계좌에도 다 부과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국감 때와는 입장이 달라진 것”이라고 몰아 붙였다. 이에 최 위원장도 “국감 때 제 입장은 과징금이 아니라 차등과세와 관련된 것이었다. 기억을 좀 정확히 하시라”고 맞섰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건희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그 밖의 선의의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과 최 위원장 간에 설전이 이어지자 자유한국당 소속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질의를 중단시키고 “장외에서 이견을 조율해 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에서도 민병두 이학영 등 민주당 의원들이 최 위원장 비판에 가세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반면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혁신위 권고는 말 그래도 강제성 없는 권고일 뿐”이라며 “이건희 차명계좌에 과징금 부과가 어렵다고 한 최 위원장의 소신을 몹시 높게 평가한다”고 감싸 대조를 이뤘다. 김 의원은 혁신위가 권고한 노동이사제에 대해 최 위원장이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소신 있는 판단”이라고 추켜 세웠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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