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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우리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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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우리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인터뷰)

입력
2017.12.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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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강철비'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제공
정우성이 '강철비'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제공

배우 정우성은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의 생각을 터놓는 것을 즐긴다. 연예인으로서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에 대한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호감 받는 것이 더 쉬운 길일 테지만, 정우성에게 이런 두려움은 없어 보인다.

정우성이 최근 출연한 영화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를 다뤘기 때문에 배우로서 연기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영화의 메시지 측면에서도 관객에게 어떻게 와 닿을 것인지 생각을 해야 할 작품이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오히려 “영화를 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나와야 한다. 다양한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는 거다”라며 논쟁을 일으키는 영화에 출연했다는 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철비’를 통해 정우성은 “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그는 “영화에서 핵 처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바라봤나’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인물들이 두 선상에 놓여 있다. 두 대통령(김의성, 이경영 분)의 정치적 입장과 두 철우(정우성, 곽도원 분)의 인간적인 만남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정우성이 맡은 엄철우는 북한 최정예요원이지만 주체 사상에만 빠져 있는 인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우직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의 모습이 더욱 눈에 띈다. 정우성은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북한 군 연기를 했을까. 그는 “깨지기 쉬운 유리병 안에 담긴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주체사상이라는 아주 얇은 유리병으로 위장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북한의 경제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녹록치 않으면 어떤 지도자도 존경받을 수 없다”라며 “엄철우 같은 경우에도 1호에 대한 충성심으로 움직이진 않는다. 지도자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최소한의 존중이자 북에 남아 있는 아내와 딸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행동한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는 연기만 하면 된다’는 사람도 있고,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을 통해 소신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도 있다. 이중 정우성은 후자일 터. 정우성은 “영화가 사회에 끼칠 수 있는 파장을 너무나 일찍 느꼈다. ‘비트’ 때부터 배우로서 좋은 처세를 고민하게 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 같다. 하지만 20대 때는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은 몰랐다. 어렸으니까 멋지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를 쫓아가기에 바빴던 거다. 그러다가 30대 후반에서 40대가 되니까 어떻게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해야하는지 알겠더라”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애초에 내 성격이었던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정우성은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에 머무르지 않으려고 ‘비트’ 같은 영화를 또 선택하지 않았다. 어떤 수식어에 갇히는 걸 싫어했고 도전하고 싶었다. 영화 ‘똥개’를 할 땐 다들 무릎 나온 추리닝 입고 그걸 왜 하냐고 묻기도 했다. 대중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간직하고 싶겠지만 나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다른 것을 찾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이 '강철비'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제공
정우성이 '강철비'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제공

다만 그 부담감이 ‘강철비’와 같은 작품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밖에 남들이 생각하는 ‘잘생기고 좋은 사람’이라는 정우성의 이미지를 스크린에 사용한 적이 없다. 그래서 극장 안에서 만난 관객들은 어색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돌하면서 배우로서 찾아갈 길, 뚝심을 꺾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정우성은 4년 전 양우석 감독의 데뷔작인 ‘변호인’의 제작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이것 역시 정우성이 작품을 선택한 무조건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정우성은 “감독의 전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 지금 받은 시나리오에 흥미가 있어야 하는 거다. 또 다른 천만을 만들기 위해 작품을 하는 건 어리석은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천만으로 가기 위해 ‘더 웃기지 않아야 할까’ 생각하고 천만 공식에 맞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천만 공식이라는 게 있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대신 정우성이 영화를 선택할 때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것이나 해봤더라도 새로운 관점이 섞여 있는 것”이었다. 그는 “새롭게 구성될 수 있는 건 작은 것 하나로도 시작된다. 새로운 감정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말투나 걸음걸이 모두 가능하다. ‘강철비’도 선택하고 나서 공부를 했다”라고 대답했다.

또 정우성은 그동안 자신이 했던 정치적인 발언 및 행동들에 대해서 “내가 표현했던 것은 누구나 국민이면 느끼는 화와 불합리에 대한 외침이라고 생각했다. 정당함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었다. 내가 어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정책에 대해 비판하진 않는다”라고 말한 뒤 “물론 패러디는 했지만”이라고 인정해 현장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예인들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건 개개인의 선택이지만 그에 대한 반대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남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싸울 필요는 없다. 생각이 다른 것”이라며 “특정 발언을 할 때는 어떤 색깔이 입혀지는데 그걸 감당할 생각도 해야 한다. 배우는 색깔 입혀지는 것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색이 진해지면 사람들이 캐릭터와 상관없이 그것 먼저 보게 된다.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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