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최고위원회의서 의결
김태흠 “홍준표 사당화” 성토
자유한국당이 당협위원장 교체에 이어 이번엔 신규 임명을 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당협위원장이 공석이 된 지역에 현역 국회의원을 우선 선임하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로 채우려는 의도라며 원외 위원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22일 비공개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사고 당협 등에 당협위원장을 공모, 임명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을 논란 끝에 의결했다. 회의는 초반부터 파행이었다. 강성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이 조강특위 구성안을 두고 홍 대표 면전에서 언성을 높이며 항의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죽었다”며 “홍 대표의 사당화 의도가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이날 최고위는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을 조강특위 위원장으로 해, 홍문표 사무총장, 류석춘 혁신위원장, 정주택 윤리위원장, 황선혜 전 숙명여대 총장, 이인실 전 변리사회 이사, 김성원 의원을 위원으로 선임했다.
김 최고위원은 본보 통화에서 “사실상 모두 홍 대표 사람들로 채워졌다”며 “홍 대표가 노골적으로 새 당협위원장에 자기 사람을 심어 넣으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날 최고위에선 친박계 서청원ㆍ유기준 의원을 비롯 원내ㆍ외 당협위원장 62명을 교체 대상자로 선정한 당무감사 결과도 의결했다. 이로써 이미 사퇴한 4명과 사고 당협으로 지정돼 자동 사퇴한 4명을 제외한 54명의 당협위원장직이 박탈됐다. 유기준 의원 등 34명이 재심을 신청했으나 당무감사 점수 등에 오류가 없어 모두 기각됐다.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 박탈 대상으로 꼽힌 류여해 최고위원은 회의장에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하자, 문 밖에서 홍 대표를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류 최고위원은 당무감사 결과를 두고 잇따라 페이스북에서 막말로 홍 대표를 비난했다가 윤리위에 회부됐다.
류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 사실을 통보 받지 못했다”며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운영되는 게 한국당이라면 공산당과 다를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인 라이언 인형을 품에 안고 온 류 최고위원은 “오늘 저는 혼자다”라며 “너무 두렵고 외로워서 (인형과) 함께 왔다”고 말해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현역 의원을 당협위원장에 우선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날 최고위는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함께 있는 지역구의 경우, 현역을 당협위원장에 우선 선임하는 방안을 조강특위에 요청하기로 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그 지역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우선 선임한다는 뜻으로 관례를 따르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원외 위원장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무성 의원 등 22명을 새로 당협위원장에 앉히려는 수순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지방선거 출마로 사퇴한 이종혁 최고위원의 후임으로는 염동열 의원을 내정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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