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조기 지방선거에서 분리독립 진영이 과반 득표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을 이끌다 중앙정부에서 해임된 이후 벨기에로 피신해 있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에 대한) 카탈루냐 공화국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카탈루냐 전역에서 치러진 자치의회 선거에서 95% 정도 개표가 완료된 결과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3개 정당이 의회 전체 135석 중 70석을 차지했다. 2015년 지방선거(72석) 때보다는2석 줄어들었지만, 어쨌든 과반 의석(68석)을 확보한 데에는 성공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푸지데몬 전 수반의 ‘카탈루냐와 함께’(JuntsxCat)가 34석,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이 옥중에서 이끌었던 공화좌파당(ERC)이 32석, 민중연합후보당(CUP)가 4석을 얻었다.
다만 제1당 자리는 반분리독립 진영인 시민당(시우다다노스, 37석)이 차지했다. 2년 전 지방선거에 비해 12석이나 늘어난 만큼, 의회에서 목소리를 상당히 키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페인 잔류를 주장하는 정당들의 의석 수 합계는 57석에 그쳐 과반에 한참 못 미쳤다. 이날 투표율은 8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의 앞날도 한층 더 복잡해지게 됐다. 일단은 분리독립 진영 3개 정당이 연립 정부를 꾸려 향후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을 계속 전개해 나갈 공산이 크지만, ‘스페인 잔류’를 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정국 주도권을 놓고 이들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가 반분리독립 진영과 손을 잡고 물밑에서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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