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아프간 이민자 자녀
마약 복용 정신 이상 경력 있어
경찰 “아직 테러 연관 증거 없다”
호주 제2 도시 멜버른 중심가에서 21일(현지시간) 승합차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해 한국인 3명을 포함, 19명이 다쳤다.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멜버른 중심 상업지역인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남성 2명이 탑승한 흰색 SUV 차량이 인도를 향해 돌진, 길을 건너던 행인 등을 덮쳐 19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4명이 중태라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민 부상자는 폐와 골반 부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성인 남성 2명과 다리 골절로 일반 병실에 입원한 남자 아동 1명”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부상자는 4세 어린이를 포함, 비번인 경찰, 58세 여성, 83세 남성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SUV는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뒤 차량 진입 방지용 구조물에 부딪힌 뒤 멈춰섰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몸싸움 끝에 운전자와 동승자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차량은 교차로에서 의도적으로 빠르게 빠져나와 시민 다수와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러셋 배럿 빅토리아주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의도적 행위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테러와 연관된 증거나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호주 경찰은 대 테러전문가들을 수사에 계속 참여시킬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32세 남성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자녀로 호주 국적자이며 마약 복용 및 정신 건강 이상 전력이 있다. 체포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동승자는 흉기가 든 가방을 소지하고 있던 24세 남성으로 당시 사건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호주 ABC 뉴스는 보도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승합차가 사람들과 부딪혔을 때 공중으로 몇 m 솟구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사건을 목격한 도넛상점 주인 짐 스토파스는 미 CNN 방송에 “차량이 시속 100㎞ 정도로 돌진했으며 ‘쿵쿵쿵’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공중으로 솟구치고 있었으며 우리 가게에 있던 손님들은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플린더스 스트리트는 세인트폴 성당, 외국 음식점 등이 모여있는 멜버른 중심가로 사고 당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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