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이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이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위안부 한일합의 검증결과 발표(27일) 일정과 이 문제를 연계해 기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1일 복수의 한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아베 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일본 측이 한국 측을 견제하는 장면이었다고 해석했다. 이는 2015년 12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대한 현 문재인 정부의 대응에 일본 측의 불신감이 커지면서 외교적 ‘흥정’ 에 나선 셈이라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강 장관은 도쿄 이쿠라(飯倉)공관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아베 총리를 평창에서 환영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고노 장관은 한국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언급하며 “이대로는 (참석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한일 간 위안부 합의 과정 등을 검증하는 장관 직속 테스크포스(TF)가 오는 27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사히는 “고노 장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합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돌아서면 한국에 대한 일본의 감정이 악화해 아베 총리의 방한이 어렵게 된다는 인식을 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9일 회담에서 고노 장관이 강 장관에게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했지만, 강 장관은 이에 대해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므로 ‘현 시점에서 아베 총리가 불참할 것이라고도 전하지 않았다’고 외무성 관계자는 전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20일 도쿄주재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도 “아베 총리가 (확답은 없었지만) 참석하지 않는다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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