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샤이니 종현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아이돌 위기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10대 중ㆍ후반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은 성공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세례를 받지만, 말 못 할 고충들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거나 음주운전, 마약 등에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돌 스타들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봤다.
종현의 유서에는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겪은 고통이 절절히 드러났다. 2008년 샤이니 멤버로 데뷔, 국내외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외로움 및 상실감은 상당해 보였다. 병원 치료를 받아도 소용없었다며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냐?”고 자책했다. 비단 종현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닐 터.
종현과 절친한 소녀시대 태연 역시 MBC ‘라디오스타’ SBS ‘힐링캠프’ 등에서 우울증을 호소했다. 같은 멤버 써니는 “태연이 우울함을 파고드는 걸 줄였으면 좋겠다. 기분이 서글플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며 궁지에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울적하면 나에게 와. 내가 즐거운 노래와 함께 재롱 부려줄게”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신적 고통으로 아예 활동을 중단한 스타들도 있다. AOA 초아는 지난 6월 SNS를 통해 우울증 및 불면증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팀에서 맏언니였지만 아직 한참 어린 저는 활동을 해오면서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며 “마음은 울고 있었지만 밝게만 보여야 하는 일이 반복됐고, 채찍질 할수록 점점 병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 했다.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약도 먹어보고 2년 전부터 스케줄을 줄여왔지만 피곤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돌 스타들은 데뷔 전부터 소속사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연습생 때부터 춤, 노래, 외국어 등을 배우며 매주 평가 받고 경쟁에 익숙해진다.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는 알아채지 못하지만 데뷔 후 겪는 성공의 공허함을 위로할 수 있는 시스템은 거의 없다. 정상급 아이돌은 하루에 많게는 7~8개 이상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소속사 및 팬들의 감시를 받는다. 피곤해도 팬들에게 혹여 찌푸리면서 인사했다간 태도 논란에 휩싸이고, 열애설이 나면 일거수일투족 이목이 집중된다. 성공하면 수십, 수백억의 막대한 돈을 손에 쥐게 되지만, 이와 비례해 받는 허탈감도 상당하다.
점점 아이돌 멤버들의 나이가 어려져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데뷔하는 경우도 많다. 중고등학교의 의무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데뷔 해 각종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빅뱅 탑의 대마초 흡연, JYJ 박유천의 성추문, 슈퍼주니어 강인의 음주운전 등의 논란도 체계적인 케어를 받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어느새 아이돌 공화국으로 자리잡았다. 3대 기획사 SMㆍJYPㆍ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중소기획사, 케이블 채널 및 지상파까지 나서 아이돌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탄소년단, 엑소(EXO) 등이 미국 및 유럽에서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한계 및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한 음악 관계자는 “종현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기획사들이 ‘막대한 이익만 벌어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아이돌 멤버들은 방치하곤 한다. 데뷔 전에만 체계적인 교육을 할 게 아니라 데뷔 후에도 멘탈 관리 등 사후 케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신태용호, 3월 평가전 상대로 'FIFA 랭킹 7위' 폴란드 확정
[카드뉴스] '남친룩의 정석'이 될만한 남자 연예인 패션
'평창 성공' 70.4%... 국민 관심-기대 점점 높아진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