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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유엔 인권보고관, 미얀마 입국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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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유엔 인권보고관, 미얀마 입국 막혔다

입력
2017.12.2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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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어린이들이 19일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난민촌에 있는 임시 보호소 앞에 서 있다. 콕스바자르=로이터 연합뉴스
로힝야족 어린이들이 19일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난민촌에 있는 임시 보호소 앞에 서 있다. 콕스바자르=로이터 연합뉴스

이양희 유엔 미얀마 특별인권보고관이 1월 미얀마 방문을 앞두고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보고관은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징조”라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보고관은 올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대거 탈출한 난민 로힝야족이 거주하는 라카인주를 비롯해 미얀마의 다양한 지역을 돌아보고 인권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었다.

이날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한 이 보고관은 입국 금지 조치가 “매우 슬프다”라며 “한때는 미얀마가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을 비롯한 모든 인권조사단체가 미얀마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으며,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사령관과 장군들에게 제대로 된 압력이 있는지 의문이다”라며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틴 마웅 스웨 라카인주 총괄행정국장은 BBC 미얀마지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보고관이 “미얀마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라며 그의 라카인 보고서는 “편향돼 있고 현실을 오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틴 마웅 스웨 국장은 “정부는 유엔과 협력할 것이고 이 보고관 개인을 입국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관은 로힝야 난민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7월에 미얀마를 방문, 라카인주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통치가 지나치게 억압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이후 8월에 로힝야족 반정부 무장조직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군경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은 테러 진압 작전을 진행했다. 이후 총 65만명에 이르는 로힝야족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탈출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8월 25일에서 9월 24일까지 약 한 달 간 로힝야족 6,700명이 정부군 및 민병대의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미얀마는 인권조사단체뿐 아니라 로힝야족 난민 사태를 취재 보도한 외신들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내 왔다. 지난 13일에는 로이터통신 기자 2명을 체포해 공직비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기도 했다. 체포된 와 론 기자와 초 소에 우 기자는 여전히 억류돼 있는 상태다.

한편 미얀마군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라카인주 마웅다우 근처 인 딘 마을에 있는 대규모 무덤을 발굴, 유골 10구를 수습해 조사 중이다. 군은 조사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만약 책임 있는 치안당국자가 있을 경우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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