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경제 빛과 그림자] 반도체 수출 슈퍼호황 뒤에… 업종별 양극화ㆍ감원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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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경제 빛과 그림자] 반도체 수출 슈퍼호황 뒤에… 업종별 양극화ㆍ감원 칼바람

입력
2017.12.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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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ㆍSK반도체 이익률 50%

상위 20곳 영업익이 전체의 74%

금융권은 영업이익 35%나 늘어

내수기업 실적은 되레 마이너스

실적 낸 금융권도 직원 3000명↓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에서 처음으로 미국 인텔을 앞서자 세계 반도체 업계에선 “기념비적인 사건”이란 평가가 나왔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가 연간 반도체 매출 세계 1위가 될 거라는 전망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2017년의 종착점을 코앞에 둔 지금 새로운 황제의 탄생은 확정적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매출을 인텔(610억달러 추정)보다 46억달러 많은 656억달러(약 72조1,000억원)로 예측했다. 반도체 후발주자 삼성전자가 24년간 1위로 군림한 인텔을 끌어내리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2017년 한국 경제는 세계적인 저성장의 늪에서도 3%대 성장률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성장을 주도한 것은 몇몇 대기업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전자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수출을 이끌었고 금융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4%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기업 영업이익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양극화의 골은 깊어졌다.

찬란한 반도체, ‘어닝 서프라이즈’ 금융

올해 한국 경제는 반도체로 시작해 반도체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제대로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분기를 거듭할수록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쓸어 담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8조5,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9조2,400억원)을 10조원 가까이 앞질렀다. 이중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체의 63%인 24조3,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1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 중반에 이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3조7,300억원)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조2,700억원)보다도 많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13조원 후반대로 추정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며 폭발적으로 증가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두 기업 모두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제조업에서 넘보기 힘든 50%에 육박한다. 2010년 이후 진행한 막대한 시설투자가 빛을 발했다.

금융권도 3분기까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사상 최대 실적을 일궜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금융업종에 속한 43개 기업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23조7,000억원)과 순이익(19조281억원)은 지난해보다 각각 35.1%, 21.7% 늘었다.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 평택1라인은 단일 반도체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제공

깊어진 양극화의 늪…쏠림 현상 심화

올해 우리 기업 전체가 벌어들인 수익도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지만,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코스피 상장사 525개 기업의 매출은 464조원, 영업이익은 43조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올해 2분기 실적보다 각각 3.53%, 10.11%나 증가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상위 20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32조원 규모로 전체의 74%에 달한다. 전체 기업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20조원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이 삼성전자 몫이다. 작년과 비교한 전체 기업 영업이익 증가율은 27.7%나 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0.3%로 쪼그라든다.

업종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작년과 비교할 때 전기ㆍ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274.8%나 되고, 의료ㆍ정밀 업종도 83.4%로 높지만, 전기ㆍ가스(-62.5%), 종이ㆍ목재(-55%) 등은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심지어 운수ㆍ장비업종은 3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호조로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은 좋아졌지만 체감 경기와 관련 있는 내수 기업의 실적 회복은 더딘 셈이다.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중소기업 숫자도 줄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중소기업이 2,275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퇴출 대상인 기업은 113곳으로 분류됐다.

직원들의 감원도 이어진다. 은행권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휴대폰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점차 늘어나며 ‘칼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17개 은행의 총 직원 수는 11만1,16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000여명 넘게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내년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3세대 72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의 주역들이 원재료인 웨이퍼와 낸드플래시로 만든 SSD 등을 소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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