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발 700m 의야지마을에 적용
지역특산물 ‘증강현실 마켓’ 운영
#2
인터넷과 카메라ㆍ레이더를 연결
멧돼지 나타나면 퇴치기 작동
#3
올림픽 경기장과 차로 15분 거리
황창규 회장 “평창 찾는 세계인에
5G 놀라움 느끼도록 만들 것”
동계올림픽을 51일 앞둔 20일 강원 평창군의 의야지마을.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꽃밭양지카페’ 2층에 들어서자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삼성전자 태블릿PC 2대가 비치돼 있었다. 태블릿 화면은 시래기, 황태, 곤드레 등 마을 특산품을 판매 중인 야외 장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보여주고 있었는데, 상품 위에는 ‘상품 소개’ ‘인터뷰’ ‘구매하기’ 단추들이 붙어있었다. 실제 카메라로 촬영한 360도 영상 위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힌 이른바 ‘5G AR(증강현실) 마켓’이다.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보다 시래기에 관심이 가 ‘인터뷰’를 눌렀더니 판매자의 설명이 나왔고, ‘구매하기’를 선택하자 온라인 쇼핑몰로 이어졌다. KT 관계자는 “5G AR 마켓은 실제 거리를 다니며 물건을 사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며 “이를 활용하면 각 지역의 장터를 전국의 이용자에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날 의야지 마을에서 ‘평창 5G 빌리지’ 개소식을 열고, 의야지마을에 5G 네트워크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해발 700m의 작은 산골 마을이 세계 최초의 ‘5G 마을’로 탈바꿈한 것이다. 의야지마을은 올림픽이 열리는 주요 경기장과 차로 15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올림픽 기간에는 셔틀버스도 운행될 예정이라, 많은 외국인이 찾아 한국의 앞선 5G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의야지마을의 핵심은 꽃밭양지카페다. 2층으로 지어진 카페는 5G가 상용화했을 때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으로, 올림픽 기간 동안 마을 소개나 특산품 구매 등을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홀로그램 같은 5G 기반 ICT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5G는 내년에 기술 표준이 정해질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통상 LTE보다 20배 빠른 기술을 5G로 본다. 이 카페에 가면 LTE보다 20배 빠른 유무선 인터넷을 경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카페 뒷마당에서는 KT가 최근 의야지마을 2곳에 선물한 세계 최초의 ICT 기반 멧돼지 퇴치 시스템도 살펴볼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와 레이더, 퇴치기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레이더가 100m 앞에 나타난 멧돼지를 인식하면 카메라가 그쪽을 비추며 밭주인에게 알리고, 동시에 퇴치기가 작동한다. 퇴치기는 빛, 소리, 기피제(크레졸)를 순서대로 발산해 멧돼지를 쫓아낸다. KT 관계자는 “잦은 멧돼지 출몰로 고충이 큰 의야지마을의 농작물 등 재산피해 감소는 물론 안전사고 방지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평창올림픽 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로서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통신망과 방송 중계망 운영을 책임진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1만1,000km가 넘는 통신망을 구축했으며, 1,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24시간 모니터링과 긴급 복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장 내 ‘평창5G센터’에서는 선수 시점에서 경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옴니뷰’, 특정 순간을 360도로 돌려볼 수 있는 ‘타임슬라이스’ 등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선수촌에서는 경기 생중계를 영어, 독일어 등 6개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 자막으로 보여주는 인터넷(IP)TV 서비스도 처음 제공할 계획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의야지마을 주민들과 힘을 합쳐 내년 2월 평창을 찾는 세계인들이 겨울스포츠의 짜릿함과 5G의 놀라움을 느끼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평창=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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