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 부회장에 부산상고 출신 김정민씨 유력
‘지배구조 개선’ 당국 압박 속 갖가지 해석 분분
11개 계열사 대표 내정
KB카드 사장에 이동철
KB증권은 투톱 체제 유지
KB금융그룹이 7년 만에 부회장직을 계열사에 신설하고 친노(친 노무현) 인사를 그 자리에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지배구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KB금융 관계자는 20일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위한 자문 역할로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08년 KB금융 설립 이래 부회장직을 마련한 것은 2010년 김중회 전 KB금융지주 사장을 K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영입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새로 선임될 부회장에는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으로 2012년 대선 당시엔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런 배경으로 지난 9월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두고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가동될 당시에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면서 지주사 내 사장직 자리는 없앤 반면 계열사 사장 위에 부회장 자리를 만드는 상황이 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지배구조 제도를 개선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따르는 동시에 정권과의 부드러운 관계를 위한 작업이란 해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KB금융은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KB국민카드 대표에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저축은행 대표에는 신홍섭 KB국민은행 전무가 내정됐다. 공석이던 생명보험과 데이터시스템 대표에는 허정수 국민은행 부행장과 김기헌 금융지주 부사장이 각각 후보로 선정됐다. KB자산운용은 전통자산(조재민 현 대표)과 대체자산(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 내정) 부문으로 분리,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아울러 KB증권(윤경은ㆍ전병조 대표)과 KB손해보험(양종희 대표) 등 나머지 6곳은 현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확정한 뒤 첫 사장단 인사인 만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보자들은 21일부터 이틀간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 및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상시위는 “디지털 혁신 등 금융 트렌드의 변화와 저성장 구조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KB의 상승세 지속을 위해 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및 실행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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