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재판 증인 출석
중형 구형 충격 벗어난 듯
뇌물수수 등 혐의와 관련해 최근 특검ㆍ검찰로부터 징역 25년 구형을 받은 국정농단 사건 핵심 피고인 최순실씨가 삼성 재판에 나와 매우 공격적인 자세로 증언에 임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20일 열린 뇌물공여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임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씨는 삼성이 말을 구입해준 과정에 대한 특검 질문이 이어지자 최씨는 “유도 질문하지 말라”고 신경질을 냈고, 결국 “답답하다”고 짜증을 내며 “독일을 한 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와서 물어보시든가”라고 말했다.
특검에 감정적으로 응수하는 답변 태도에 방청석에선 웃음이 터지거나 재판장이 제지하는 상황도 있었다. 삼성이 지난해 초 명마 ‘비타나’와 ‘라우싱’을 산 경위를 묻는 질문에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선수들이 독일에 오면 사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답한 것에 특검이 “이해가 안 간다”고 하자 최씨가 “뭐가 또 이해가 안 가냐. 서로 마찬가지”라고 맞받아치자 방청객 일부는 웃음을 터트렸다. 최씨가 질문을 끊고 도중에 본인이 질문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재판장이 “오늘은 특검 질문에 증인이 대답하는 자리”라고 꾸짖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묻는 질문엔 “물어보는 게 실례되는 것 같다”며 입을 닫았다.
지난 14일 자신의 재판에서 징역 25년 구형을 받고 감정적으로 무너졌던 최씨는 할 말 다하면서 당돌했던 원래 모습을 회복했다. 증언 시작 1시간이 지나자 재판부에 “잠깐 쉬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하면서 본인이 재판 진행을 주도하려고 했다. 빠듯한 심리 일정으로 재판부가 주저하자 “그럼 한 가지만 더 질문 받고 쉴까요?” 되묻기까지 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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