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모 사립대 구내식당 전 운영자 주장, 권익위·교육부에 진정
충북 청주의 한 사립대 총장이 학교 구내식당 운영업자에게 자판기 사업권과 교수 자리를 줄 것처럼 말하며 1,000여 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학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한 뒤 최근까지 초빙교수로 근무했던 A(55)씨는 20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찾아 “2014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7차례에 걸쳐 총 1,060만원을 B총장에게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B총장은 ‘밥맛이 좋다’며 매달 구내식당 쌀을 가져갔다”며 “B총장 측근의 지시로 명절을 맞아 대학 이사장과 총장 등 주요 간부 30여명에게 한우와 사골세트, 과일 등을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총장이 전임교수 자리를 제안한 2014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금품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B총장이 학교에서 위탁운영하는 지자체 산하 모 기관의 자판기사업권을 주고 조리과를 신설해 전임교수를 시켜주겠다고 했다”며 “우월적 지위에 있는 총장의 요구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A씨는 돈을 상납한 근거로 B총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총장 이름으로 보낸 문자에는 ‘부탁드린다’는 내용과 함께 다른 사람의 입금계좌 번호와 요구금액 등이 담겨 있다. ‘보내준 선물을 잘 받았다’는 내용과 ‘쌀을 차에 실어달라’는 문자도 있다.
A씨는 B총장의 공금횡령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B총장이 사우나, 수영장 등을 운영하는 힐링센터 법인을 만들었는데, 1년여 동안 매일같이 법인 사무실을 찾아와 수십 만원씩을 가져갔다”며 “이를 모두 합하면 수천만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 법인에서 2015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대표로 일했으며, 2016년 10월부터 이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하다 지난 9월 퇴사했다.
A씨는 이런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국민권익위원회와 교육부에 최근 발송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B총장이 빌려준 돈을 받은 것 뿐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학 관계자는 “A씨가 구내식당을 하고 싶은데 자금이 부족하다고 해 개인적 친분이 있는 총장이 1,500만원을 빌려준 뒤 이런저런 방법으로 나눠서 받은 것”이라며 “A씨가 전임교수 자리를 얻지 못하자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 관계자는 “총장이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