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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교통사고도시 오명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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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교통사고도시 오명 벗는다

입력
2017.12.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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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교통사고 사망자수 전국 1위

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 수립 시행

올 11월까지 사고건수 30% 줄어

79명이던 사망자, 38명으로 52% ↓

도로 선형개량ㆍ교통안전시설 등 보강

민ㆍ관 합동 사고줄이기 캠페인 효과

경주경찰서 관계자들이 최근 경주시 선덕네거리에서 야간 반사판 등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경주경찰서 제공
경주경찰서 관계자들이 최근 경주시 선덕네거리에서 야간 반사판 등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경주경찰서 제공

4년 전 교통사고 사망자 전국 1위였던 경북 경주시가 교통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자체와 경찰, 민간단체 등이 교통안전시설 등을 보강하고 사고 줄이기 캠페인 등에 나선 결과다.

경북경찰청과 경주시 등에 따르면 2013년 경주에선 2,15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이 중 79명이 숨졌다. 사망자 수 79명은 전국 시ㆍ군ㆍ구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별도다.

경북도ㆍ경주시 교통사고발생ㆍ안전예산 현황 (단위 : 건, 명, 만원)

※비고=2013년 대비 <자료 : 경북도ㆍ경북경찰청ㆍ경주시>

올해는 딴판이다. 지난달 말까지 교통사고는 1,503건으로 2013년보다 30.2% 줄었다. 12월 한 달치 통계가 빠져 있지만 상당한 성과다. 특히 사망사고는 38명으로 52%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경북 전체 교통사고발생건수 및 사망자수가 각각 16%, 26.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성과를 낸 셈이다. 교통사고도시 경주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는 무엇보다 경주시와 경찰이 민간과 합심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교통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주시는 2015년 경주경찰서와 교통사고 줄이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교통사고 발생건수 및 사망자수를 매년 전년 대비 10%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교통안전 의식이 중요하다고 보고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섰다. 시와 경찰은 노인 교통사고 줄이기를 위해 경로당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무단횡단을 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사고 다발지역에선 신호위반 무단횡단 난폭운전 자제를 홍보했다.

동시에 사고가 잦은 구간이나 네거리 등을 조사해 연차적으로 도로를 확장하거나 선형개량, 신호기 등 안전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경주시의 교통안전 관련 예산은 2013년 21억2,000만원이던 것이 올해는 37억6,600만원으로 78%나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주는 면적이 1,324㎢로 서울(605㎢)의 2배가 넘고, 문화재보호구역이 많아 도로망 개설 때 교통안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국제적 관광도시로 도로 사정에 어두운 외지인들의 왕래가 잦은 점, 농촌지역 고령자 교통사고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안전시설 보강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경주 지역 사고 다발구간으로 악명 높던 인왕동 선덕네거리는 안전시설 보강 후 사고가 거의 제로 상태다. 이곳은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동부사적지 및 경주도심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로, 과속 신호위반 등에 따른 사고가 빈번했던 곳이다. 경주시와 경찰은 대형 반사판과 무인과속단속장비, 중앙분리대 등 교통안전 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인근 지구대 관계자는 “이곳은 한 달에 사고가 서너 건씩 나던 곳인데, 요즘은 사고소식을 아예 들을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경주경찰서는 최근 경북경찰청이 실시한 2017년도 치안평가에서 도내 24개 경찰서 중 교통분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경찰, 시민과 함께 교통사고만큼은 전국 최하위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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