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평창 G-50] ‘대관령 바람을 잡아라’ 올림픽 성지서 벌어지는 자연과 전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평창 G-50] ‘대관령 바람을 잡아라’ 올림픽 성지서 벌어지는 자연과 전쟁

입력
2017.12.20 11:23
0 0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15일 찾은 평창 올림픽 플라자의 개폐회식장 현장/사진=정재호 기자

“북서풍이 불어오는 지역이라 바람이 강합니다.”

지난 15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한 올림픽 플라자의 개ㆍ폐회식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평창은 아침 수은주가 영하 12도를 가리켰지만 체감상 그렇게 춥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서자 상황은 돌변했다. 대관령 쪽에서 북서풍을 타고 불어오는 칼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두꺼운 패딩을 뚫고 들어올 듯 매섭게 몰아쳤다. 절로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추위는 영하권의 낮은 기온보다 바람이 참기 힘든 고통을 안겨줬다.

지난 11월 초 영상 3.4도에서 진행된 G-100(올림픽 개막 100일 전) 행사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6명이 발생한 걸 두고 “개막식은 북한보다 바람이 더 무섭다”던 우스갯소리(?)가 돌았다. 그냥 웃어넘길 상황은 아니었다. 곳곳에서 “이 상태로는 10분도 못 버티겠다”는 얘기가 절로 나왔다.

거센 바람의 강도가 항상 이 수준을 유지하느냐는 물음에 이승훈 올림픽플라자 베뉴 매니저는 “뭐라 답하기 힘들다”면서도 “대관령을 끼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3만5,000석이 마련된 올림픽플라자 내 임시 시설물(대회 후 7층짜리 본관동 3층을 빼고 철거 예정)인 개ㆍ폐회식장은 지난 9월 30일 완공됐다. 현재는 무대 및 케이블선 작업 등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올림픽 플라자는 개ㆍ폐회식장을 비롯해 메달 플라자와 관중 시설 등이 24만여㎡(개ㆍ폐회식장 5만8,790㎡ㆍ지하 1층~지상 7층)의 광활한 범위에 걸쳐 조성돼 있다. 올림픽 패밀리들을 위한 자리인 본관 맞은편에는 평창 올림픽을 상징하는 성화대가 우뚝 솟아 장관을 연출한다.

남은 기간은 바람과 전쟁이다. 1월 말 완료를 목표로 하는 추가 작업의 핵심은 방한 대책에 집중된다. 개ㆍ폐막식은 당일 보안을 위해 3만여 관중이 많게는 5~6시간 동안 경기장 안에서 꼼짝을 못하기 때문에 혹한 대책은 더욱 중요하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 관계자는 “11월 있은 G-100 행사를 거치면서 방한 대책의 필요성을 절감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조직위는 크게 세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개방된 공간의 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 시설을 설치하고 난방 시설이 완비된 쉼터를 통한 체온 유지 및 각종 방한용품의 무료 지급 등이다.

현장에서는 바람의 유입을 막기 위해 투명한 아크릴판 등을 네 개 방향 전체에 두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훈 매니저는 “난간에도 방풍막을 따로 설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간중간 추위에 지친 관중을 위해서는 쉼터가 여러 군데 설치된다. 쉼터에는 따뜻한 바람을 뿜어내는 대형 난방 시설이 계속 추위를 녹일 예정이다. 이승훈 매니저는 “쉼터에는 혹시 모를 저체온증 환자들을 위한 응급 시설이 기존 2개에서 3곳 정도 더 추가 설치될 예정이고 앰뷸런스도 상주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 조직위는 핫팩과 무릎 담요 등이 포함된 방한용품을 무료로 나눠준다. 여형구(58)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 지역은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온도가 낮은데다가 바람과 전쟁“이라며 ”모자에서부터 우의, 핫팩, 무릎 담요 등 여러 가지 방한용품을 준비해서 제공해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대 변수인 폭설에 대해서도 조직위는 따로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당일 날씨가 도저히 허락하지 않는다면 개막식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특단의 조치다. 이승훈 매니저는 “지붕 설치를 검토하는 것은 시점이 늦었다”면서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른 실내 장소에서 하는 ‘플랜 B’가 있다. 다만 이때는 핵심 프로토콜만 해야 하기 때문에 행사가 축소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KFA 시상식] 손흥민ㆍ이민아, '2017년 최고의 선수' 등극

[이슈+] '10년간 가족처럼'…샤이니 멤버들, 故 종현 마지막 함께

[빅콘]평창롱패딩·평창스니커즈 광풍…소비자 '가성비·디자인에 마음뺏겼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