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과거 인권침해 사례나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12일 꾸려진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19일 두 번째 열린 회의에서도 조사대상을 선정하지 못했다. 위원들이 과거 변호했던 사건이 조사대상에 선정되면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고, 보수정권 시절 사건만 선정되면 정치적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조사대상은 박근혜ㆍ이명박 정부 시절 10년 동안 논란이 된 의혹 사건이 중심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죄가 확정된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사건과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 및 세월호 참사 수사방해 의혹 사건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공정성 논란이다. 조사대상으로 거론되는 사건 중 일부는 위원들이 과거에 관여했던 사건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김갑배 위원장은 2009년 미네르바 사건 당사자인 박대성씨 변호를 맡았었다. 이에 대해 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사위원은 조사대상 선정 과정에서 자신이 관여했던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못한다고 훈령에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대검 조사단에 보낼 사건을 결정할 때는 물론 조사를 끝내고 대검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때에도 자신이 관여한 사건이 다뤄질 때에는 해당 위원이 논의에서 배제된다는 설명이다.
과거사위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조사대상을 선정해 대검 진상조사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과거사위는 ▦재심 등 법원 판결로 무죄 확정된 사건 중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됐거나 ▦수사 과정에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 의혹이 상당함에도 검찰이 수사 및 기소를 거부하거나 현저히 지연시킨 사건이 조사대상이다. 조사 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필요하면 3개월 연장할 수 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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