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서 대규모 피난민 구출에 기여해 ‘한국의 쉰들러’로 불리는 고 현봉학(1922~2007) 박사를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19일 발족했다.
‘현봉학 박사 기념사업회’는 이날 서울 중구 연세대 세브란스빌딩에서 창립식을 열고 초대 이사장에 한승경 연세의대 총동창회장을 추대했다.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현 박사 관련 기념강연회와 기념서적 발간, 기념물 간행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그림 219일 서울 중구 연세대 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고 현봉학 박사 동상건립 1주년 기념식 및 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한 인사들이 현 박사 동상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현봉학 박사 동상’ 건립 1주년 기념식을 겸해 이날 열린 창립식에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한 관련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피 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초를 다투던 긴박한 상황에도 장진호 용사들과 미 해병대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지켜낼 수 있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던 분이 바로 현 박사님”이라며 고인을 되새겼다. 또 “한국전쟁 이후 의대 교수로 연구활동과 후학양성에 힘쓰고, 한미 양국 의학계의 교류와 발전에도 앞장섰다”며 “참여정부 시절에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고문을 맡아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연세대 의대 전신인 세브란스의전을 나온 현 박사는 6·25 전쟁 당시 해병대 문관으로 활동했다. 함경남도 흥남에서 대규모 병력 철수작전을 진행할 당시 현 박사는 피난민도 데려가 달라고 간청했고 미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1950년 12월 진행된 흥남철수작전에서 미군은 약 10일간 군함 193척으로 병력 10만5,000명과 피난민 10만명을 비롯해 차량 1만7,000대, 군수품 35만톤을 남한으로 이동시켰다. 특히 흥남항을 떠나는 마지막 배인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같은 해 12월 23일 배에 실려있는 군수물자 25만톤을 버리고 피난민 1만4,000명을 태워 경남 거제로 피난해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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