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서 새로 개통된 열차가 탈선 후 고속도로로 추락해 최소 3명이 숨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4분쯤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듀폰트를 지나던 암트랙(전미여객철도공사) 501 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승객과 승무원 총 86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0명 이상이 다쳤다. 시애틀에서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향하던 열차는 5번 인터스테이트(주간ㆍ州間) 고속도로 위 다리를 주행 중 전체 14칸 중 13칸이 탈선했으며 그중 최소 두 칸이 도로로 추락했다. 사건 초기 사망자는 6명으로 알려졌으나 브룩 보바 워싱턴주 경찰 대변인은 이를 3명으로 정정해 발표한 후 “10명이 중태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사고 열차는 이날 첫 고속주행 구간에 투입돼 제한 속도를 두배 이상 넘겨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주 교통당국과 암트랙은 앞서 10월 열차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1억8,100만달러(약 1,964억원)를 들여 최고 시속 127㎞의 신규 노선을 개통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날이 첫 운행일이었다. 하지만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벨라 딘-자르는 “차내 주행기록 장치를 조사한 결과 열차는 사고 당시 시속 48㎞ 제한 구간에서 시속 129㎞로 주행하다 탈선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과속 이유에 대해선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인프라 예산 확충이 필요한 근거로 사용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사고 직후 트위터를 통해 “듀폰트 열차 사고는 우리가 곧 (의회에) 제출할 인프라 계획을 왜 시급히 승인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며 “중동에서 7조원을 쓰는 동안 우리의 (노쇠한) 도로, 다리, 터널, 철로는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사고는 최근 정비ㆍ개통된 노선에서 발생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트위터 논평을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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