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힘들다” 고통 호소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27ㆍ본명 김종현) 사망이라는 갑작스런 비보에 충격을 받은 팬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10대 팬이 몇 시간씩 사라지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유명인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팬들은 국화꽃 사이에서 활짝 웃고 있는 고인 영정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빈소에서 울면 망자 발목을 잡는 거라고 해 안에서는 눈물을 참았다”는 대학생 신모(18)양은 “우울증을 앓을 때 종현이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으면서 버틸 수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종현의 모교 재학생이라는 나모(18)양은 “계속 눈물이 나 뜬눈으로 밤을 샜다”면서 “학교 전체가 충격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한 중국인 팬은 샤이니 멤버 4명이 상주로 표기된 전광판을 보다가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기도 했다.
충격에 따른 우울함으로 일상 생활이 힘들다는 팬들도 많았다. 직장인 최모(26)씨는 “우울이 계속 전염되는 것 같아 아예 인터넷 접속을 끊어버렸다”고 털어놨다. 박모(26)씨는 “종현 소식을 듣고 우울증을 앓았던 과거 내 모습이 생각나면서 더 고통스럽다”고도 했다.
특히 10대들 반응은 더욱 민감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한 고등학생은 “자살 방법과 유서 등이 상세히 나오는 보도를 보는 게 힘들다”고 호소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종현 소식을 듣고 바람 좀 쐬고 오겠다던 10대 딸이 사라졌다’ ‘친구가 밤새 울다가 탈진해 병원에 실려갔다’는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며 안타까움과 걱정을 불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고인은 감수성 예민한 10대들이 자신과 동일시하기 쉬운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베르테르 효과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사건 이후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극도의 비관성을 보이는 이들은 주위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도와야 한다”고 했다.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아 도움을 구하거나,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에서 유선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