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현장점검 착수”

정부의 채용비리 근절 대책에 따라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벌인 채용시스템 점검 결과에서, 일부 은행은 공정성을 저해할 만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은행권은 부정청탁ㆍ채용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자체점검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은행권의 채용시스템 자체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일부 은행에서 채용 공정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블라인드 면접이 이뤄지지 않고 면접평가표 역시 연필로 작성됐다. 추후 얼마든지 면접점수를 고칠 수 있는 셈이다.
또 면접위원이 아닌 사람이 면접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채용시스템과 관련한 내부통제 절차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정청탁 발생시 내부보고 및 피해자 구제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았고 채용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도 주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은행권은 일부 공정치 못한 점이 있긴 했지만 부정청탁으로 채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자체 점검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내부통제 절차를 갖춘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현재 채용 비리에 연루돼 수사 중인 우리은행 3곳을 뺀 11개 시중은행이 현장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채용비리 의혹이 발견되거나 정황이 있을 땐 적극적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권 채용절차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연합회와 함께 지침도 마련할 예정이다. 면접평가표를 수정할 수 없게 태블릿 PC를 활용하고 채용절차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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