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ㆍ이슬람 극단주의, 국제 범죄조직도 위협 대상
중국ㆍ러시아 ‘수정주의 세력’ 규정…강경 노선 예고
미 우선주의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하면서 미국 국민과 본토 안보를 위협하는 첫 번째 대상으로 북한을 지목하며 이란과 함께 ‘불량국가’로 적시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를 민주주의적 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세력’으로 지칭하며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표현해 이들 강대국과 협력이 아닌 경쟁에 주력할 것임을 명시했다. 취임 11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정부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은 북한의 핵보유를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 그리고 경제 안보를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로 요약된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새 NSS에 대해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독트린(Trump Doctrine)’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북핵 위기와 관련 “그것은 처리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은 비핵화를 달성하고, 북한 정권이 세계를 위협할 수 없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68쪽 분량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미국 우선주의’ 원칙 하에서 ▦미 국민ㆍ영토ㆍ미국적 생활방식 보호 ▦미국 번영 증진 ▦힘을 통한 평화 보존 ▦미국의 영향력 증대라는 4장으로 구성됐다. 국가안보전략은 트럼프 정부 임기 동안 국가안보정책의 지침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미국민 보호 전략을 담은 첫 장에서 “북한은 핵무기로 수백만의 미국민을 살상하는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며 북한을 첫 번째 위협 대상으로 적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달성과 동북아 비확산체제를 지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생화학 무기 위협을 여러 차례 거론하면서 “북한의 침략에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옵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역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이란, 이슬람국가(IS)ㆍ알카에다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 국제 범죄 조직을 미국의 안보 위협 대상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침식하는 시도를 하면서, 미국의 힘과 영향력, 이익에 도전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이들과의 전략적 경쟁관계 시대를 선언했다. 특히 오바마 정부시절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규정했던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지칭하며 강경한 대중 노선을 예고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사일 방어능력 향상, 핵무기 현대화 등 국방력 강화 방침을 밝히는 한편 “미국은 더 이상 경제적 침략을 참지 않을 것”이라며 통상 압박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경기에 나섰고,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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