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사진=LG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김현수(29·LG)가 FA(프리에이전트) 잭팟을 터트렸다. 해외파의 국내 복귀 불패 신화가 이어진다.
LG는 19일 "FA 김현수와 계약기간 4년, 총 115억원(계약금 65억원·연봉 5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LG가 김현수에게 안긴 115억원은 이대호(롯데·4년 150억원)에 이은 역대 FA 2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외야수만 놓고 보면 최형우(KIA·4년 100억원)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액이다.
최고 대우를 받으며 화려한 국내 복귀를 이뤘다. 2006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2015년까지 줄곧 두산에서 뛰며 통산 1,131경기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을 기록했다. 타격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5시즌 뒤 미국 볼티모어와 2년, 8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녹록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중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되는 등 경쟁에서 밀리면서 빅리그 통산 191경기 타율 0.273, 7홈런 36타점에 그쳤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LG와 초대형 계약을 이끌어 내면서 국내 유턴파의 FA 불패를 재확인했다. KBO리그에서는 해외에서 뛰다 돌아온 선수들이 유독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에서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어도, 국내로 돌아올 땐 확실한 몸값을 보장 받는다. KIA에서 뛰다 2014년 미국 볼티모어와 계약하고 미국 도전에 나섰던 윤석민(31·KIA)는 1년 만에 다시 KIA로 복귀하면서 계약기간 4년, 9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일본과 미국을 거친 이대호가 계약기간 4년, 총 150억원에 친정팀 롯데 품에 안겼다.
올 겨울도 해외파 선수들의 통 큰 계약에 FA 시장이 달아올랐다. 2016시즌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타율 0.154, 1홈런 5타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1년 만에 국내 복귀를 선언한 그는 지난달 kt와 계약기간 4년, 총 8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2015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던 박병호(31·넥센)은 올 시즌 빅리그로 한 번도 콜업되지 못했다. 결국 미네소타와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넥센와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계약을 체결했다. 역시나 리그 톱 대우다.
각 구단들이 성공을 하지 못한 해외파에도 두둑한 금액을 안기는 건 해외 진출 전 그들이 보여줬던 성적에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김현수를 품은 LG도 마찬가지다. 두산에서 뛰며 LG와 같은 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세 시즌 연속(2013~2015)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김현수를 믿고 있다.
양상문 LG 단장은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김현수 측과 접촉을 한 달 이상 했다. 메이저리그에 뜻이 없어지면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고 이야기를 한 부분에서 김현수의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115억원이라는 통 큰 투자에 대해서는 "금액이 크다는 건 선수도, 구단도 부담이 되긴 한다. 하지만 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받은 연봉도 있고, 가장 좋은 대우로 영입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의 합류로 LG는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단 타선을 업그레이드 했다. 양 단장은 "우리 팀은 수 년간 중심타자, 경기를 풀어나가는 해결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두 가지 역할을 김현수가 다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계약 후 "새로운 기회를 주신 LG 구단에 감사드린다. LG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며, 팬 분들의 성원에 더 많은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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