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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제주개 분양 잠정 중단

입력
2017.12.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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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지정 전까지 보류

분양자 대상 사후관리 강화

제주개는 꼬리를 거의 꼿꼿이 세우는 게 특징이며, 수명은 15년 안팎이다. 제주도 축산진흥원 제공.
제주개는 꼬리를 거의 꼿꼿이 세우는 게 특징이며, 수명은 15년 안팎이다. 제주도 축산진흥원 제공.

분양방식으로 논란이 일었던 멸종위기 제주개에 대한 분양이 천연기념물 지정 전까지 잠정 중단된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최근 열린 제주도 종축개량공급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주개 분양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축산진흥원은 다만 기관ㆍ단체 등에서 공공목적으로 분양을 요청하는 등 불가피하게 특별 분양할 경우에는 종축개량공급위원회 재래가축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치기로 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요구한 ‘제주개 전담 심의기구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제주개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체계적인 혈통 보존과 관리를 위해 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기로 해 심의가 보류됐다.

축산진흥원은 앞서 7월 사육 중인 제주개 26마리를 추첨을 통해 분양ㆍ매각하겠다며 신청자를 공개 모집했다. 당초 제주개 26마리 중 4월 이후 출생한 강아지 20마리는 1마리 당 5만원에, 노령견과 다리를 저는 등 장애가 있는 개들은 3만원에 각각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동물단체 등은 장애유무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고 추첨식으로 이뤄지는 분양 방식이 동물복지를 침해하고 상업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축산진흥원은 매각 대상이었던 노령견ㆍ장애견을 그대로 사육하기로 했다.

축산진흥원은 민간에 분양한 제주개에 대한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분양자를 대상으로 일제점검을 실시했다. 분양자 19명 중 이미 개가 폐사했거나 개를 도난 당한 3명을 제외한 16명에 대한 점검 결과에서는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 축산진흥원은 1986년 6월 제주재래견 3마리(암컷 2ㆍ수컷 1)를 기본 축으로 제주개의 순수혈통 보존ㆍ증식을 시작했으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44마리의 제주개를 분양했다.

온순하면서도 행동이 민첩하고 청각ㆍ후각ㆍ시각이 뛰어나 과거에 사냥개로 활동했던 제주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86년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제주개로 추정되는 개 3마리를 발견했고, 이들을 번식시켜 순종을 얻기 위해 혈통보존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생김새는 진돗개와 비슷하지만 꼬리가 말려 올라간 진돗개와 달리 제주개는 꼬리를 꼿꼿이 세우는 것이 다른 점이다.

축산진흥원 관계자는 “앞으로 제주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분양자에 대한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사육환경이 개선되고 동물 학대가 예방될 수 있도록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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